[특별인터뷰]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 선정자 3인을 만나다

서울의대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은 지난 10여 년간 서울의대가 꾸준히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해 지원해 온 여러 프로그램과 운영위원회를 하나로 합쳐 육성 단계별로 촘촘하고도 단단하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하고자 올해 출범하였습니다.

2010년 의사과학자가 되기 위한 대학원 과정을 주로 지원하던 '기초연구연수의 제도'를 필두로 전공의, 학부생 지원 사업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서울의대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그간 이러한 프로그램에 힘을 쏟아 주신 전임 강대희 학장님과 신찬수 학장님은 물론 김정은 현 학장님, 그리고 양성사업단의 단장을 맡아 주신 김종일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물심양면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격려해 주신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님과 김병관 부원장님, 신상도 기획조정실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번에 서울의대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되신 1호, 2호, 3호 선정자들은 이미 모두 훌륭한 업적과 자질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구의 열의를 가지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거듭 발전되고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좋은 의사과학자 커리어패스를 이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의과대학 연구부학장 신현우



< 좌측부터 진보영, 진선필, 최규성 선정자 >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진보영: 안녕하세요,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진보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의과대학 졸업 후 바로 기초교실로 들어가 학위기간 동안 비만, 대사질환 관련 연구를 하였고, 현재 최무림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진선필: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에 근무하는 진선필입니다.

최규성: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에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올해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교실 신경두경부섹션 진료조교수로 일하고 있는 최규성이라고 합니다.


Q2. 2022년도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이 사업에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진보영: 이 사업은 지도교수이신 최무림 교수님이 알려주셔서 우연히 알게 되었고, 선정되어서 기쁘고,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선필: 기초연구연수의와 의과학과 박사를 마쳤고, 이제 임상을 보는 안목을 가지고 기초연구에 매진하려고 준비하려는 때, 마침 사업공고가 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의사과학자로서 더 큰 연구업적을 내라는 격려와 지원으로 생각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최규성: 저는 공대 전기공학부 졸업 이후 의대에 편입했고, 전문의를 마친 후 군복무 대체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제 박사논문주제는 전기공학부 졸업 당시 진행했던 얼굴인식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영상 딥러닝 연구였고, 이를 활용해 뇌종양 영상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병원에 돌아와서 전임의를 하는 동안에도 이를 발전시켜 실제 임상에서 쓰일 수 있는 의과학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함께 할 연구원 모집이나 연구에 필요한 비용 충당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었는데, 심사위원들께서 절실한 마음을 헤아리시고 선정해 주셔서 너무도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마음과 동시에, 앞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야겠다는 부담이 뒤섞인 마음입니다.


Q3. 1년 동안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연구과제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진보영: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환경, 유전적 소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데, 그 유전적 소인을 밝히기 위한 시도로 GWAS 등의 연구가 시행되어져 왔습니다. 그 결과 여러 SNP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 기전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SNP들의 의미를 알기 위해 나온 기법 중 하나인 eQTL을 사용해 저희 연구그룹에서는 NAFLD 특이적 eQTL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특이적 eQTL을 일으키는 “마스터 조절자”가 존재하며, 이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여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진선필: 자가면역성 물집 질환은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자가항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외 다른 면역세포/기질 세포의 기여정도나, 자가항체에 의해 발생하는 세포신호전달 경로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이에 저희는 최신의 공간전사체오믹스 기술과 기존의 전통적인 세포/동물 실험을 통하여 이에 대한 탐구를 하고 나아가 치료 타겟까지 발굴하고자 합니다.

최규성: 뇌교종 특히 교모세포종은 2005년 Temozolomide의 도입으로 제안된 표준 치료 이후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입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유전형 변이에 대한 연구들이 점차 쌓여오면서 새로운 WHO 뇌종양 분류체계가 2021년에 발표되었고, 바뀐 분류에 대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들이 올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더불어 점차 큰 규모의 뇌교종 영상 검사 및 유전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셋들이 공개되면서 다국적, 다기관 연구가 가능해지고, 그동안 대부분의 교모세포종 연구와 달리 대규모 다기관 데이터(large-scale multicentered data)를 활용한 연구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와 딥러닝 모델을 이용하여 1) 각 그룹의 최적화된 예후 예측 모델; 2) 재현성 높은 치료 반응 평가 및 예측; 3) 수술을 포함한 표준치료 후 개별 맞춤 추시 영상 검사(radiologic assessment) 기간 예측; 4) 관류강조 영상 등 뇌종양 평가 영상 개선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특히 가성진행 (pseudoprogression) 등 평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로 인해, 여전히 종양 치료 전후의 치료 반응 평가는 자동화가 되지 않고 있지만, 관류강조 영상 등 다중 모달리티 MRI(multimodal MRI) 기법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며 이러한 기술은 림프종 등 다른 암종, 그리고 면역치료 후 가성진행 등의 상황에도 확장 적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딥러닝 기반의 관류강조 영상 MRI 품질 개선 연구를 통해, 임상정보나 유전정보가 평가하기 어려운 종양 형태학(gross tumor morphology)에 대한 개선된 평가를 통해, 정확한 치료반응 평가와 예후 예측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4. 의사과학자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진보영: 저는 학위기간 동안에는 Wet lab에서 쥐실험과 분자실험을 주로 하며 관련 기술과 실험설계 능력을 익혔고,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를 도출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어 Dry lab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들을 아우르고, 임상과 협력하여 아직 그 기전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들의 병태생리를 밝히고 싶습니다.

진선필: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로서 병의 원인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치료 관련 연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에게 필요한 기전연구, 임상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초연구를 하려합니다. 이를 위해 임상과 기초 지식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wet lab work 과 dry lab work을 통합할 수 있는 연구를 꿈꾸고 있습니다.

최규성: 논문으로만 끝나는 연구를 하기보다 조금 불완전할지라도 실제 진료에 쓰일 수 있을 만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특히 흔히 “low-hanging fruit” 이라고 불리우는 쓰기 쉬운 논문, 또는 논문을 위한 논문을 여러 편 쓰는 것보다는 한 편의 논문을 쓰더라도 조금 더 실제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학도였던 제 배경을 살려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면에 대해 주목해서, 이러한 목표를 이루고 의학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가장 보람 있을 것 같습니다.


Q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진보영: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선필: 이제 막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하려고 하는 의사과학자에게 출발에 필요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규성: 서로 가장 힘든 시기를 의지하며 헤쳐 나가고 있고, 지금도 항상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그리고 실제로 연구에 있어서도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제 아내, 미모의 김다니 박사님께 감사와 사랑 그리고 존경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프로필


진보영
[학력]
2006.03. ~ 2009.02. 용화여자고등학교
2009.03. ~ 2015.02.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의학사
2015.09. ~ 2017.09.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의생명과학 이학석사
2017.09. ~ 2022.02.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의생명과학 이학박사

[경력]
2015.03. ~ 2022.02.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조교
2022.03. ~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박사후 연구원


진선필
[학력]
2001.03. ~ 2007.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2009.09. ~ 2012.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석사
2012.03. ~ 2018.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박사

[경력]
2007.03. ~ 2012.02. 서울대학교병원 수련의 및 피부과 전공의
2012.03. ~ 2015.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기초연구연수의
2017.03. ~ 2019.02.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전임의
2019.03. ~ 2022.02 미국국립보건원 (NIH) 박사후 연구원


최규성
[학력]
2004.03. ~ 2008.0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학사
2008.03. ~ 2012.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2015.03. ~ 2017.0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의과학과 석사
2017.03. ~ 2021.02.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박사

[경력]
2012.03. ~ 2013.02. 서울대병원 인턴
2013.03. ~ 2017.02.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2017.03. ~ 2021.02.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 및 전문연구요원
2021.03. ~ 2022.02.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전임의 (세부전공: 신경두경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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