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달리닥’이라는 의과대학 여자 계주팀의 김민하, 우지민, 이유진, 손주희, 신아라입니다. 팀명 달리닥은 달리는 (예비)의사라는 뜻으로 달리다와 닥터를 합쳐 지어보았습니다.

주희: 강의실과 기숙사만 오가는 매일에 지쳐가던 차에 학교 공지사항 게시판의 종합체육대회 참가팀 모집공고를 보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계주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팀원을 모으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흔쾌히 함께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나만 이런 활동을 기다렸던 게 아니구나 싶어 반가웠습니다.

민하: 평상시처럼 점심을 먹던 중, 주희언니가 운동회 재미있을 것 같지 않냐며 한번 나가 보자고 제안해 줘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는 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이러한 행사가 없었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신청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급하게 팀원들을 모집했지만 다들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어서 무사히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유진: 저는 민하가 먼저 제안해 줘서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공부만 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달리는 거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에 살짝 고민했지만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가하게 되었어요. 어릴 때 체육대회에서 계주를 했을 때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그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사실 계속 메일로 오는 종합체육대회 공지를 보고도 지나쳤지만 추진력 있는 친구들 덕분에 참여하게 된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아라: 주희 언니가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을 줘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언니 아니었으면 종합체육대회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예요. 문자를 받자마자 제안을 수락한 가장 큰 이유는 동기들과 함께 관악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지나간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하죠? 예과 2년 동안 관악에 있는 동안은 관악의 소중함을 몰랐는데 떠나온 후에야 관악에서 좀 많은 것을 해 볼 걸, 학생으로서 많은 행사에 참여해 볼 걸 후회되더라구요. 마음의 고향인 관악에서 동기들과 같이 달릴 수 있는 기회라니 흔치 않은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달리기와 관련된 개인적인 목표 달성도 계주에 참여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달리기를 잘하진 못하지만 달릴 때 느껴지는 행복감이 너무 좋아서 꾸준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시기였어요. 종합체육대회 참여가 달리기 루틴 확립의 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더욱 참여해 보고 싶었습니다.

주희: 참가신청 마지막 날 부랴부랴 모아진 팀이라, 급히 팀명을 정하고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고, 참가신청서 제출에 문제가 생겨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며 한바탕 우당탕거린 게 떠오를 때마다 웃음이 납니다. 또 시합 당일에도 몇몇 팀원들의 연구실 퇴근이 늦어지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아슬아슬 했는데, 그 모든 과정이 그저 즐거웠습니다. 혼자였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들인데,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웃을 수 있었지 싶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민하: 부담 없이 출전한 대회라서 그런지 힘듦이나 긴장감보다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것 같아요. 스타트 건이 잘 나오지 않아 세 번이나 출발선에 다시 서야 했는데, 짜증난다기보다는 그 상황이 마냥 웃기기만 했습니다. 굳이 힘들었던 점을 뽑자면, 생각보다 매우 추웠던 관악의 날씨 정도?

유진: 배턴이 없어서 A4용지를 종이를 돌돌 말아 만든 배턴으로 배턴 터치 연습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저희의 모습에 저희가 빵 터져서 배 아프게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대회 당일 제가 마지막 주자로 뛰다가 넘어졌는데, 친구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끝까지 뛸 수 있었습니다.

아라: 동아리 일정 때문에 지민이가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기보다는 모든 순간이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고 할까요. 저희가 각자 연구실에서 퇴근하고 관악까지 달려왔다는 사실이 너무 웃기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달리기 전에 배고파서 맛있는 빵을 나눠서 먹었던 것이나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었던 것, 의학과 육상대회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의학과가 많았던 대회를 즐겁게 마무리하고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던 것 등 많은 게 떠오릅니다. 100m 달리기를 할 때 총이 2번이나 불발되어서 뛰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그마저도 재미를 느끼면서 달렸습니다.

주희: 본과에 오며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것도 좋았고, 공부하느라 오래 앉아있어 생긴 허리 통증 완화에도 좋았습니다. 재활의학교실 정선근 교수님 강의에서 디스크에 좋다고 밝혀진 것은 걷기와 달리기 밖에 없다고 하시는 것을 들으며, 본과생에게 최고의 운동은 달리기라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또 학교 근처에 뛰기 좋은 코스들이 많은 것도 재미를 붙이는데 한 몫 했습니다. 종묘 돌담길을 따라 달릴 수도 있고, 조금만 더 가면 청계천이 나오기도 하고, 삼청동 쪽으로 달리면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의 정취가 있고, 광화문 쪽으로 가면 시원시원한 큰 건물들 사이로 도심 한복판을 달릴 수도 있거든요. 달리기 말고도 태권도와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민하: 저는 원래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대부분의 운동을 즐기는데, 평소에는 접근성이 좋은 러닝과 헬스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풋살도 배우기 시작했고, 가을을 만끽하고자 등산도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오래 달리기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 계주 대회처럼 빨리 달리는 건 중학교 이후 처음이라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어요. 예전처럼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달까요? 하하.

유진: 저도 원래 운동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운동은 육상, 태권도, 쇼트트랙, 수영 등을 했고, 예과 때 교양체육 수업을 여덟 과목 들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또 학교 체육대회 때 매년 반대표로 계주 경기에 출전했고, 3년 간 학교 육상부로 활동하면서 400m 계주, 200m,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에 출전해서 시대표로 도대회까지 나갈 뻔했지만, 부모님께서 제가 더운 날 땀 뻘뻘 흘리면서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셔서 더 이상 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직도 육상 트랙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라: 평소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는 것이나 한번씩 등산을 가는 것 이외의 운동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딱히 잘하는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야구, 배구, 농구, 테니스, 심지어 e스포츠까지 다양하게 보면서 대리 만족 했달까요. ㅎㅎ 달리기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항상 달리기 루틴을 가지는 것에 로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종합체육대회에 참가했던 것을 계기로 달리기를 꾸준히 해서 언젠가 10km 마라톤을 뛰어보고 싶습니다.

주희: 공부하기 싫을 때 하기 가장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또 좋은 의학도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공부하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보고, 함께하는 동기들을 조금이라도 더 배려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본과 생활을 통해 절감했습니다.

민하: 저는 학기 중에도 꾸준히 운동을 했는데, 제게 운동이 소중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일단, 신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자세도 많이 교정되었고, 체력도 좋아져서 실제로 공부하다가 조는 시간도 훨씬 줄었어요. 또한,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본과 생활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쏟아지는 강의록에 치여 스스로를 잃는 기분이 들 때가 많은데, 운동할 때만큼은 스스로를 온전히 챙긴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중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먼 이야기지만 앞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의사인 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운동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유진: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 사실 저는 본과 올라와서 운동을 많이 하지 못 했는데,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느껴졌습니다. 공부하다 보면 여유가 없어서 운동을 못 하고, 운동을 못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어져서 운동할 여유가 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본과 1학년으로 돌아가면 공부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하지 않았던 저 자신을 반성하며 운동을 하루에 30분이라도 했을 것 같아요.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루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공부에서 얻기 힘든 성취감(웃음)을 줄 수 있는 게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이 취미가 되어서 자기가 하고 싶었던 운동을 하나씩 배워 보는 재미도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희: 대회가 끝나고 종합체육대회 운영진 분들이 내년에도 꼭 참가하시라 당부하시더라고요. 저희가 내년에 또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가을이면 의학연구를 진행하며 시간적 여유가 있을 일년 후배들에게 동기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계주 대회 참가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민하: 짧지만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꾸준히 운동하고 있을 테니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나가요~

유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동기들에게 고맙고 다음에도 또 출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회가 아니더라도 서로 운동메이트가 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우리 동기들 정말 사랑합니다!

아라: 관악에 가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동기들과 행복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수없이 많이 했습니다. 연구실 출퇴근이 전부였던 삶에 활력을 주는 행사였고, 동기 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계주팀, 나랑 계주 같이 나가줘서 너무 고맙고 우리 언제 한번 같이 러닝하거나 등산하기로 약속!

달: 달려보겠습니다

리: 리딸라 먹던 예과생들이

닥: 닥터가 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