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웅한 교수님 특별인터뷰

김웅한 교수님

“어떤 환경에서도 치료받아야 할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손이 있다면ㅡ
그 길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머나먼 현장에서 이어온 수술의 시간은
이내 17개국 의료진에게 힘을 건네는 교육의 여정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올해 김웅한 교수님은 이 조용한 헌신으로
제37회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이를 개인의 영예가 아닌,
함께 마음을 보탠 이들과 환아들을 향한 연대의 결과라 말합니다.

이번 특별인터뷰에서는
그 여정 끝에 피어난 교수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Q1. 안녕하세요, 교수님.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번 제37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 소감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의과대학의 심장혈관흉부외과학교실과 휴먼시스템의학과 겸직 교수를 하고 있는 김웅한입니다. 이번에 사회공헌으로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를 지원해 주신 의과대학과 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많은 교수님들, 그리고 격무에 시달리면서 최선을 다해준 연구원들 덕분입니다. 국립대학의 정규조직이 제도권내에서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의 가치에 큰 의미를 부여해 주어서 대학의 역할에 새로운 의미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2. 지난 수십 년간 17개국에서 선천성 심장병 환아 무료 수술과 현지 의료진 교육을 이어오셨습니다. 이런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신 원동력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에는 다양한 분야가 필요합니다. 10년 전 Lancet 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지구상의 60억 인구 중 50억이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지역에 살고 있고 가난한 나라에서는 10명 중 9명이 수술을 받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상황의 변화가 없습니다. 네팔의 외과의사가 우리도 심장수술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외과 교수의 “전 세계에서 우리를 도와주려고 오는데, 그중에 우리 의료진을 교육해 주는 프로그램은 없다. 우리도 배우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그러면 내가 교육해 주겠다고 시작하였습니다. 한 명을 초청해서 수술할 수 있는 비용이면 현지에 가서 10명을 수술하면서 현지 의료진을 교육할 수 있습니다. 수술만 받으면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아이들이,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이 부족하고 경제적 여건이 없어 치료조차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현실을 보며 인류의 건강 불평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의료인이 현역에 있을 때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가난한 국가의 의료진을 교육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의료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 뜻을 같이해 주신 많은 의사, 간호사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현지 의료진들의 노력과 역량강화로 나타나는 결과들이 시너지 효과로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3. 의료봉사 활동 중 특히 기억에 남는 환아 혹은 현장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래전에 우연한 인연으로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복잡한 심장병을 가진 몽골 아이를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시기를 이미 놓쳐 상태가 좋지 않았고 수술 위험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수술하지 않으면 얼마 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금의 가능성을 믿고 수술을 하였습니다. 아이는 수술 후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였지만 잘 이겨내고 회복하였습니다. 지난주 몽골 방문하면서 아이를 만났는데 건강하게 자라서 대학교 1학년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몽골 의료진들에게 이 아이를 같이 보면서 결코 환자를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Q4. 교수님께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현지 의료진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교수님이 생각하는 ‘의료봉사의 본질’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외과 의사입니다. 제가 평생 수술할 수 있는 환자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저는 교육의 위대함을 믿고 있고 교육을 통해 훌륭한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은 기성세대의 역할입니다. 현실은 가난한 나라의 의료진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지 의료인들을 교육하여 그들이 현지에서 수술하는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결국 현지에 가장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의료봉사는 하기는 쉽지만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가서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현지 의료진들을 교육해서 그들의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종 산물이 되어야 합니다.

Q5. 국제보건이나 의료봉사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과 과정에는 국제보건과 의료봉사에 대한 수업이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포함되어 있고 2년마다 아시아, 아프리카의 국제보건 현장에 정규 수업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보여주는 열의와 적극성이 교수를 포함한 기성 의료진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Q6.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봉사활동이나 국제의료 협력의 방향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 프로그램을 10년 정도 하면 좋은 메시지를 담은 논문이 나옵니다. 최근 센터에서 이러한 국제보건 분야에서 좋은 메시지와 롤모델을 제시 하는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좋은 논문으로 학문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대학 조직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좋은 논문으로 평가 받겠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현지 심장팀을 10년 넘게 교육하면서, 현지에서 연간 1,500명의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는 큰 심장센터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 이들과 함께 이웃 나라 키르기스스탄의 심장팀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큰 의료 격차를 우즈베키스탄 의료진들의 노하우를 통해서 쉽게 줄일 수 있고 교육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의료진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고 자기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어 키르기스스탄 의료진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습니다. 우리가 키운 여러 심장센터를 지역의 교육 센터로 하여 이웃 나라로 확대하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고, 그것이 현실로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Q7. 끝으로, 서울의대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편하게 남겨주세요.

지금까지 여러 교수님을 뵈었는데 대부분 지금은 바빠서 어렵고 은퇴하고 시간이 되면 국제보건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제보건 사업은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역에 계실 때 가장 효과가 높고 기여를 많이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고 또 개인적으로 하시고 싶은 국제보건 분야가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37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 기념 사진. 사진 중앙 김웅한 교수
< 제37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 기념 사진. 사진 중앙 김웅한 교수 >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일,
그리고 그 변화를 스스로 이어갈 의료진을 길러내는 일—
김웅한 교수님이 걸어온 길은 지금도 조용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가 그 여정의 한 조각을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교수님의 따뜻한 발걸음이 더 멀리, 더 많은 생명에게 닿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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