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말차를 찾는 발걸음이 쉬질 않는다. 일본 주요 말차 브랜드들은 진작에 재고를 소진한 지 오래고, 놓친 사람들은 올해의 잎이 나오는 11월을 기다린다. 개인적으로 이전부터 말차를 좋아하던 입장에서, 미묘한 감정이 스친다. 말차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말차에 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기쁘지만, 가격의 상승을 차치하더라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말차를 즐기고 그 감상을 공유하는 일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말차를 입문하려 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소개하고자 한다.
혹시 말차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가? 보통은 말차를 쓰다고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만 그것은 말차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말차는 쓰지 않다. 어느 정도 이상의 말차는, 쓰기보다는 고소하다. 쓴 풀 향이 느껴진다면 다른 말차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약간의 비릿한 향까지 느껴지는데, 그 맛이 가히 일품이라 한다(아직 이 정도의 말차를 먹어본 적은 없다).
말차는 일본에 그 유래를 두고 있어, 교토(京都) 근처의 우지(宇治)에서 대부분의 찻잎이 생산되고, 교토 안에서 그 가공이 주로 이루어진다. 고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냐 하면, 제대로 된 말차를 접해 보고자 한다면 교토의 말차를 구해서 마셔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말차는 개인 찻집과 브랜드 차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정말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맛을 찾을 수도 있지만, 다소 짧은 보관 기간과 향 보존의 어려움, 큰 맛의 편차 등의 단점이 있고, 후자는 향 보존이 쉽고 비교적 오래가며 접근성이 좋다는 특징을 가진다. 말차를 도전하는 것이 처음이라면, 마루큐 코야마엔(丸久小山園), 잇포도차호(一保堂茶舗) 등의 브랜드 말차를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말차를 샀다면 꼭 냉장고에 보관하자.
 
     
    말차를 구했다면, 남은 것은 마시는 것뿐이다. 많은 다구(茶具) 중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면, 차선(茶筅, 말차를 휘젓는 대나무 거품기)과 체만 구비하면 된다. 다른 것은 없어도 되지만, 사실 가루랑 물만 있으면 뭐가 안 되겠느냐마는, 흔히들 생각하는 모습대로의 말차를 만들고 싶다면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음은 일반적인 박차(薄茶, 엷게 탄 말차)를 만드는 법이다.
잘 되지 않더라도 여러 번 하다 보면 조금씩 그 모습이 보인다. 차가 당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푸르름을 더하길 바라며, 응원한다.
 
     
    요즘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다. 아직 채 밝지도 않은 이른 아침에 눈을 떠 거리를 나선다. 그럼에도 돌아오면 창문에 비치는 건 집 내의 풍경뿐. 그들을 보다 보면 어쩐지 서글프다. 할 수 있더라도, 그럴 때가 아님에도 잠깐 숨을 고르고, 잠깐 힘 빼라고 자리를 내주고 싶다.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자리에 앉으러 왔으면 한다. 차 한잔을 내올 테니.
말차를 꺼내, 차분히 체에 거르고, 격불이라는 행위로 그 꽃을 피워 낸다. 거품을 내는 데 이유 모를 욕심이 생긴다. 더 곱게. 더 보얗게. 마치고 나면 뭔가 개운하다. 나에게서 털어진 것이 그 안에 있는 듯하다. 의문이 들어 들여다보고, 보이지 않아서 한 모금 마셔 거품을 걷어낸다. 다시금 들여다본다. 그리고 다시 혀를 적신다. 어느새 그 한 모금에 나는 몰두한다. 그제서야 잔을 보니 바닥이 보인다. 마음이 놓인다. 아무래도 착각인 듯하다. 입가의 거품이 그믐달처럼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