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기에 아직 좀 젊고 아직도 교육∙연구∙진료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벌써 정년을 맞이하니 섭섭한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년 후에 기다리고 있는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인생에 대한 기대가 참 큽니다. 돌이켜보면 4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의대와 병원 울타리 안에서 참 행복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라는 큰 힘을 주신 대학과 병원에 감사드립니다. 정년 후에는 명예교수라는 타이틀을 주신 대학과 병원 덕분에 계속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도 대학과 병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대학과 병원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년을 맞이한 소감으로 먼저, 탁월한 제자들을 만나서 마음껏 연구/진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줄기세포학 분야에서 세계의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을 발굴하여 바이오치료제 개발/상용화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년 동안 함께했던 이은주/권유욱/장현덕/강현재/조현재 교수들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심혈관중재시술의 마지막 난제인 관동맥폐쇄병변개통술, 판막삽입-타비시술을 처음 도입하여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키우는 데에는 박경우/양한모/한정규/강지훈/황도연 교수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함께 고민하고 분발했던 그 외의 많은 제자들에게 이 공을 돌립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이영우/박영배 스승의 덕분으로 전임의 도중인 1992년 9월 일본 동경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당시 막 전개되던 분자생물학을 18개월 동안 본격적으로 배우고 귀국하여,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혈관기초연구단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30년 동안 키우면서 많은 원천기술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후학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말은, 3년 전 의생명연구원장으로 재직 시에 서울의대와 사립의대를 비교한바, 바이오기초분야의 연구역량에서 서울의대가 국내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엄중한 현실을 자각하고, 연구체계의 변혁을 리드하는 카이스트/포스텍 등 타 기관을 벤치마킹하면서 재도약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년 후 연구교수로 근무하면서 상용화 마지막 단계에 이른 리지스틴 차단 항체를 완성하여 죽상경화증 등 염증성질환에 적용할 예정이며, 죽상경화증 환자들의 일차예방 약제를 검증하는 국내 최대 세계 최초 연구인 HOST-PREVENTION RCT의 총책임자로서 주력할 예정입니다.
서울의대와 보라매병원에서의 경험은 제게 큰 의미로 남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우리 구성원들의 협력과 조언 덕분입니다. 여러분들의 열정과 헌신은 제게 큰 힘이 되었고, 함께 이루어 낸 성과는 결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뒤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라는 크나큰 후광이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서울의대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행운이고 자랑이라는 것은 우리 구성원 누구나 다 동의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와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0여 년 동안 훌륭한 스승님들로부터 배울 수 있어서 행운이었고, 또 탁월한 능력과 열정을 가진 선배, 동료, 후배, 제자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굉장히 운이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학장님, 병원장님 말씀하신 대로 서울의대와 서울대학교병원은 각각 세계 최고의 의과대학과 세계 최고의 교육 연구 진료를 통해서 미래의료를 개척하는 국민의 병원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이 가지는 비전, 희망,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헌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의료를 올바로 세우고자 노력하시는 여러분들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지난 30, 40년을 돌아보며 제 마음속에 생각나는 단어는 ‘감사’입니다. 대학과 병원에 재직하면서 항상 뿌듯하고 가슴이 벅찬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행하는 가사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여기서 '밤양갱'은 바로 서울의대와 서울대학교병원의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었다고 고백 드리면서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원에서 8년, 분당에서 21년을 보내며 정말로 재미있고 보람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 개인의 능력보다는 우리 조직의 브랜드 파워와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가장 소중하게 챙겨야 할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가족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정말로 미안한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상황에서도 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선비적인 당당함을 계속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이와 같은 감사와 미안한 마음, 그리고 당부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퇴임사를 대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치 큰 우산 아래서 편안하게 지내다가 이제 비 오는 바깥으로 우산 없이 나가야 할 것 같은 착잡한 기분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큰 울타리가 없어 불안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년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설렘도 느껴집니다. 서울의대 교수로서 많은 혜택을 누려 온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더욱 겸손하게 생활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이제 서울의대 정신과를 떠나지만 정신과 교실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배 교수님들께서 노력해 주신다면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제가 느낄 가장 큰 보람과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제가 오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친한 동기들의 격려와 선배님, 후배님, 그리고 제자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지금까지 무사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생활을 돌아보면 여러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0년 동안 학생 담임을 맡고 병원 교육수련부 수련실장을 역임한 일입니다. 그때 만났던 분들, 여기 계신 여러분이야말로 저의 가장 큰 인맥이자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제 가족과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우리나라의 표본이 되어야 하며,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나라에, 나아가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우리가 먼저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저도 동기 교수님들과 함께 퇴임하지만, 서울대학교라는 타이틀은 제 마음속에 언제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응원할 것이며, 대학 졸업 후 40여 년 동안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년을 맞이하신 교수님들의 노고에 찬사를 드리며 앞날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