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퇴임사]

정년 및 퇴임교수 퇴임사


본 퇴임사는 서울대학교병원보 2024년 2월호에 실린 인터뷰 내용과 동일합니다.
개인사정으로 전범석 교수님의 인터뷰는 싣지 못했습니다.

김용태 교수(내과학교실)

1983년 서울의대 졸업 1995년 서울의대 교수 2015년 대한췌담도학회 회장 2015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지난 33년을 문제없이 잘 마칠 수 있게 해 주신 대학, 병원에 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안도감이 제일 먼저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일하다 떠나려니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동안 도와주시고 함께해 주신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과 병원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어려운 치료가 잘 되어서 완치된 환자들을 볼 때가 가장 기억이 남고 흐뭇했습니다. 또한 소화기내과 분야 특히 췌장암 환자의 진료에 새로운 진단 및 치료방침을 확립한 일이나 이를 진료에 응용하여 임상적으로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왔는데, 췌장암 전구병변인 췌장 낭성 종양과 신경내분비종양에 대한 내시경치료 방법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보급하는 데 힘썼던 일이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재임시절에는 내시경 소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 이후 모든 병원에서 철저히 내시경 소독을 의무화하고 국가차원에서 소독수가를 지급하는 제도를 확립했던 일도 떠오릅니다. 우리 서울대병원의 가장 큰 보배는 훌륭한 인적 자산입니다.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잘 육성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자 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후학들은 이 점을 명심하시고 보다 가치 있고 보람된 삶을 영위하고,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여러 의미에서 풍요로운 미래를 그려나가시길 바랍니다. 퇴임 후에는 공공병원에서 현재 하던 일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지호 교수(정형외과학교실)

1983년 서울의대 졸업 1995년 서울의대 교수 1997년 미국 존스홉킨스 정형외과 교수 현재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30여 년간 보라매병원에서 무사히 소임을 마치고 떠날 수 있게 됨이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선후배 교수, 펠로우, 전공의, 간호사, 병원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바람처럼 흘러가고 이제는 내려가는 이곳에서 여러분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무하는 동안 교육, 연구, 진료를 모두 내려놓고, 이제 정들었던 우리 보라매병원을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유능한 후배님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1992년 처음 발령받고 척추외과 전문의로서 진료를 시작한 후 기억에 스치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마비환자 수술 후 회복하는 모습, 척추기형환자 수술 후 보호자와 함께 좋아하던 모습 등을 보며 같이 환호하던 때.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환자분들의 고맙다는 한마디가 여기까지 오게 되어 의사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보라매병원은 의사가 진료뿐 아니라 교육, 연구도 모두 담당해야 합니다. 따라서 열정과 노력을 바쳐서 근무해야 하는 쉽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로서의 소임이 치료의 목적도 있지만 더 나은 연구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인생의 한 획을 긋게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동안의 치료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또 다른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퇴임 후에도 지금처럼 늘 환자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유철규 교수(내과학교실)

1983년 서울의대 졸업 1995년 서울의대 교수 2016년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현재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 회장

지난 30여 년간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끝날 때는 항상 그렇듯이 시원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동안 교육, 연구, 진료 등이 항상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런 부담에서 벗어난다 생각하니 홀가분한 기분과 함께 정들었던 이곳의 모든 것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밀려옵니다. 그동안 손에 꼭 쥐고 달리던 바통을 남은 분들께 넘기고, 이제 제2의 인생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첫 발령을 받았을 때의 설레임, 호흡기내과 교수가 총 5분이어서 진료부담이 컸지만 호흡기내과 실험실을 마련하려고 동분서주했던 일, 12년간 실장으로 MICU 환자를 전담하던 일, 의과대학 부학장 보, 병원 홍보실장, 내과과장을 맡았던 일, 의약분업사태 때 당직서던 일 등등.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되었던 일은 어려운 환자를 진료해서 다시 건강을 찾는 모습을 보았을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 병원의 의사는 교육, 연구, 진료를 모두 담당해야 하는 힘든 자리입니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것들입니다. 요즘 의사들 중 일부는 의사가 아닌 의료직종의 직장인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후학들에게는 자기 자신의 일보다는 환자의 일이 우선인 진정한 의료인으로서 환자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퇴임 후에는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겨서 진료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이정상 교수(흉부외과학교실)

1983년 서울의대 졸업 1992년 서울의대 교수 1996년 호주 시드니대학병원 조교수 2007년 대한순환기의공학회 회장, 이사장 2017년 서울대학교 전체 교수협의회 33대 회장 현재 국가보훈부 대전보훈병원 병원장

최우수그룹의 선배와 동료 교수, 후배 교수들 그리고 최우수학생들과 심장혈관 흉부외과 직계 최정예우수 제자들과 지내온 서울의대 교수생활이 힘들고 외로운 시기도 있었지만,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한 32년이었습니다. 이제 서울대교수라는 압박감과 무게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움도 동시에 느낍니다. 돌이켜 보면 의대교수이면서도 순환기의공학회장으로서 2014년 14개 유체역학관련 공대 학회를 통합하여 연합학술대회(한국유체공학학술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성공시킨 것과 대한정맥학회장 때 유치한 세계정맥학회 UIP 2015 SEOUL 학회를 메르스 사태 와중에도 성공적으로 서울롯데호텔에서 개최하고 성황리에 종료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2000년 8월부터 의료대란 3개월간을 3대 교육연구실장으로서 상황실장을 맡아 집에도 못 가고 무사히 해결한 일이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안타깝게 교차회상됩니다. 서울대병원그룹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서울대병원 본원(암병원, 어린이병원),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그리고 이제 시흥배곧서울대병원, 양평 국립국토교통부재활병원, 국립소방병원, 두바이 서울대병원 이렇게나 커졌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모교인 서울의대를 중심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한국의학과 셰계의학을 선도하고 우리가 키워준 많은 지방거점 국립의대병원들과 연계협력하면서 제대로 된 한국의학의 꽃과 열매를 같이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퇴임 후에도 보건복지부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IRB평가위원(장) 업무를 계속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2023년부터 국가보훈부 대전보훈병원장으로서 3년 임기 중책을 맡아 현재 180만 국가유공자를 위한 건강관리업무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전종관 교수(산부인과학교실)

1984년 서울의대 졸업 1995년 서울의대 교수 2011년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회장 2020년 서울대학교병원문학회 회장 2022년 대한의학유전학회 이사장

1995년에 교수로 임용된 뒤 벌써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발령받은 때가 얼마 전 일처럼 생생합니다. 훌륭한 선배, 동료, 후배와 함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에서 일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우리의 전통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항상 부족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보람도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분만을 잘하게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한 명이라도 더 분만하게 하려고 욕심을 냈습니다. 매일매일이 긴장과 감격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다태임신 분만을 많이 하게 되면서 다태임신 진료 전문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서울대학교 종합운동장에서 했던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 데이’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분만을 도왔던 아기들을 몇 년이 지나 어린이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었습니다. 의사의 본 영역은 인간의 지고한 가치인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는 위험이 따르고 종종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요즘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풍조로 필수의료분야의 의사가 적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의사가 있어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의학의 발전과 진료의 수월성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해야 합니다. 후학들은 이점을 마음속에 새기시고 정진해주시길 바랍니다. 퇴임 후에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에서 지금처럼 진료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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