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심장 기형을 타고나 걷는 것조차 어렵던 미얀마 환아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두 차례의 수술을 받고 친구들과 뛰노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현지 의료환경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치료받기 어려웠던 선천적 심장 기형 환아를 2019년 11월, 2023년 8월 두 차례에 걸친 초청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2014년 미얀마에서 태어난 코코(Sai Ko Ko)의 심장은 남들과 달랐다. 좌·우심실을 나누는 벽에는 구멍이 있었고(심실중격결손), 심실과 폐를 연결하는 폐동맥이 차단돼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류가 없었다. 그 결과, 코코의 폐는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난 좁은 측부혈관에 의지해 혈류를 공급받았다. 이로 인해 저산소증과 심부전 발생 가능성이 있어서 달리기는커녕 천천히 걷는 것조차 코코에게는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다.
이런 코코의 심장을 치료하려면 여러 단계의 수술을 거쳐야 하는데, 폐 주변 혈관이 잘못 발달하는 등 변수가 생기면 다음 단계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어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다음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지의 의료 환경과 가정 형편에서 이런 수술을 받기는 역부족이라 코코는 치료받지 못한 채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다행히 코코가 다섯 살이 되던 2019년, 이 사연을 접한 장철호 선교사를 통해 코코는 서울대학교병원 해외 환아 초청 수술 사업과 연계하여 2019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로부터 대동맥 분지에서 폐동맥으로 6mm 크기의 인공 도관을 연결해 혈류를 유지하는 수술을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종욱 글로벌의학센터, NGO단체 사단법인 더투게더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힘차게 달릴 수 있게 된 코코는 본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한창 자라는 중인 코코에게는 남은 숙제가 있었다. 심장 발달 경과를 지켜본 후, 우심실에서 폐동맥을 거쳐 폐로 이동하는 정상심장과 동일한 혈류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후속 수술을 계획해야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코코의 심장 상태를 알 수 없게 되자 2022년으로 예상했던 후속 수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의료진들은 걱정 속에서 변수가 없기를 바랐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되고 하늘길이 다시 열리자 서울대학교병원은 2차 수술을 위해 지난 8월 코코를 다시 초청했다. 입원 후 심장 CT와 심도자 시술 및 혈관 촬영술을 실시한 결과 다행히 코코의 심장은 올바른 방향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이에 8월 11일(금)에 수술이 진행됐다. 오른쪽 갈비뼈 사이로 절개하여 불필요한 대동맥 측부혈관을 막고, 흉부 중간을 절개하여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판막이 있는 20mm 큰 인공 도관을 연결했다. 또한, 심실중격결손을 막고 늘어나 있는 상행대동맥 크기를 줄였다. 수술 3일째 되는 8월 14일(월), 코코는 회복 상태가 좋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전동됐다. 이후 약 일주일간 입원하다가 후속 치료가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22일 퇴원해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의 일상을 되찾았다.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성공적인 후속 수술을 통해 코코에게 건강한 삶을, 코코의 가족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코코의 치료를 위해 힘쓴 모든 의료진은 물론, 4년여간 긴밀하게 협력해왔던 서울의대 및 여러 후원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는 “첫 수술 후 코로나 팬데믹과 미얀마 현지 정세 등으로 후속 치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염려스러웠으나, 다행히 코코의 상태가 안정적이었고 치료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라며 “코코가 친구들과 함께 등교해서 행복하게 뛰어 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임재준 공공부원장은 “이번 초청 수술을 통해 국제사회에 공헌할 뿐 아니라 최상의 의료 서비스와 봉사활동으로 인류에 헌신하고자 하는 서울대병원의 핵심 가치를 달성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라며 “코코와 가족들의 앞날에 행복을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23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 종합병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서울대학교병원은 2016년부터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기업의 인지도, 이미지, 충성도 등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매년 상반기에는 제조업, 하반기에는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를 통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현재 브랜드 가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올해 종합병원에 대한 조사는 주요 5개 병원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한 결과 서울대학교병원이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진료·교육·연구·공공 부문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에 중증 희귀 난치질환을 앓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꿈틀꽃씨 쉼터를 재개소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9월 15일(금) 오후 1시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윤덕병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제6회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연명의료결정의 사각지대’였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돌아보고,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다뤘다.
2018년 2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자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연명의료결정 대상이 협소하고, 환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추정이 어려우며, 대리의사결정을 적절하게 도울 대리인이 없는 등 연명의료를 결정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심포지엄은 연명의료결정제도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의 사례들을 검토하고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른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동력을 확보하고자 기획됐다. 심포지엄은 크게 2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은 ‘임종과정 판단이 어려운 환자의 치료 관련 결정’을 주제로 ▲급성뇌손상 후 식물상태 환자(서울대병원 유신혜 교수) ▲신경학적 예후가 매우 불량한 신생아(세브란스병원 송인규 교수) ▲말기 치매(충남대병원 전소연 교수)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대리의사결정’이며 ▲의사결정능력이 제한된 환자의 임상 의사결정에서의 고려점(중앙대학교 김혜진 교수)과 ▲외국의 대리인 제도에서 본 우리나라 대리의사결정 제도의 개선 방향(동아의대 김정아 교수)에 이어 의료현장, 인류학, 법학, 정책기관 등 전문가들의 패널 토의가 이루어졌다.
서울대학교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국내 최초로 말기 환자를 위한 총체적 돌봄과 임상윤리를 융합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환자의 존엄한 삶을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18년 기존 호스피스센터를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로 확대·개편하면서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해왔다.
김범석 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은 “1인가구 급증 및 초고령 사회 진입 등 가족 관계가 계속 변화하면서 이에 따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이행의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고 의학적 불확실성이 큰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지 않다”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연명의료결정법의 입법 취지를 잘 실현하기 위한 개선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암병원 근골격종양센터(센터장 한일규)는 9월 8일(금) 서울의대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2023 서울 육종 심포지엄(Seoul Sarcoma Symposium 2023)’을 개최했다.
2008년도에 시작하여 올해 5번째로 개최되는 본 심포지엄에서는 육종의 진료와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하여 값진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고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40여 년의 육종 전문치료 경험을 토대로 국내 육종 연구와 진료를 선도하는 서울대학교암병원 근골격종양센터 주최로 ‘육종 관리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육종은 뼈, 연골, 근육, 지방조직, 신경혈관조직 등 사지와 척추, 골반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데 발생률이 매우 낮아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기본 치료법은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며, 육종의 종류와 진행 상태에 따라 항암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도 고려된다. 따라서 내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과의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 및 치료(multidisciplinary approach)가 중요하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정형외과를 비롯해 종내과·소아청소년과·병리과·방사선종양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가가 모여 육종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저명한 해외 석학들의 초청 강연도 있었다. WHO 골연부조직종양 분류기준 편집위원회 일원인 Angelo Paolo Dei Tos 교수는 육종 치료에서 분자병리학의 위치 및 병리학자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또한 정형외과 분야의 세계적인 치료 및 연구 기관 리졸리 정형외과 연구소(Istituto Ortopedico Rizzoli)의 David Maria Donati 교수가 복잡 재건술의 발전 동향과 육종 수술의 미래 방향에 대해, 결합조직종양학회(CTOS) 회장을 역임한 미국 Memorial Sloan Kettering Center의 William D. Tap 교수가 육종의 다학제적 치료 및 중개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한일규, 김한수 교수도 각각 연부조직 육종 치료 결과 및 골육종 재건을 주제로 치료 경험과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한일규 센터장(정형외과)은 “이번 심포지엄은 희귀암인 육종 치료의 현황을 파악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육종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선도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16회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학술대회 젊은 연구자상 수상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권순일 교수가 8월 31일(목)부터 9월 3일(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학술대회(APHRS)에서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였다.
올해로 개최 16주년을 맞이하는 APHR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와 영향력을 가지는 부정맥 학회로 매년 전 세계에서 접수되는 수백 편의 초록을 엄격히 심사하여 매년 6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하며, 초록 발표 후 그 중 1명을 선정하여 ‘젊은 연구자상’을 시상하고 있다.
권 교수는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와 인공지능 분석을 이용해 심방세동이 언제 발생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기술을 발표하였고 연구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8회 서울시의사회 의학상 수상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오이철 전공의가 제28회 서울시의사회(회장 박명하) 의학상 '젊은의학자 논문상' 전공의 부문에서 수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그동안 많은 수상자들이 의료계와 국민건강에 이바지해 왔다."라며 "이 학술상은 저술상을 통해 지속적인 연구 의욕을 고취하고, 논문상을 통해서는 개원의, 임상강사와 전공의(젊은 의사)가 더욱 의학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각 수상자에게는 저술상 1천만 원, 개원의학술상 각 300만 원, 젊은의학자 논문상 임상강사 부문(500만 원), 전공의 부문(각 300만 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며, 9월 3일(일) 제21차 서울특별시의사회 학술대회(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시상이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