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실소식]

학장실 소식

본 인터뷰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웹진 ‘보람愛’ 2022년 7월호에 실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으로 부임하시고 한 학기가 지났습니다. 지난 학기를 돌아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부임 이후 한 학기 동안 약간의 초조함 내지는 절박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마주한 당면 과제들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6개월 내에 어느 정도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쉼 없이 달려와 힘든 면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보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Q2. 올해 의과대학의 당면 과제와 중점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 공간, 그리고 제도”

사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근무지, 직급별 등 다양성을 반영한 인사제도 개선입니다. 비전임 교원 중 임상교원, 겸임교원들의 교육·연구 활동에 대한 다양한 제도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더불어 기초 의학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인재 영입을 위한 인프라 및 복지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공간’
현재 연건 캠퍼스 내에 동물 실험 공간이 부족해서 바이오메디컬허브 사업을 테니스장 부지에서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연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다음으로 기숙사 개선입니다. 현재 학부생 중심으로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는데, 기초 의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수한 대학원생이 많이 유입되어야 합니다.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을 위한 기숙사 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계획을 잘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악 캠퍼스 내 융·복합 공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공간 중 일부를 보라매병원 교수님들이 연구하실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제도’
1999년 교육부 임용령 이후 ‘순혈주의’를 극복하는데 역할을 다했던 ‘타교 1/3 규정’을 시대에 맞게 ‘다양성 1/3규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 대학본부와 논의하겠습니다. 타교뿐만 아니라 여성, 외국국적 및 본교출신이어도 외부에서 일정기간 교직을 맡은 이후 본교발령을 받는 사람까지도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울의대에 타교출신비율이 1/3이상인 상황에서 단순히 타교냐 본교냐를 가지고 다양성을 논의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교원 정원을 더욱 확보할 계획입니다. 보라매병원에서 부족했던 기금 교원 정원이 20명 확보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유지 가능한 재원 내에서 교원 정원을 계속해서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Q3.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는 매년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입학하고 있죠. ‘서울의대’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리더십”
선공후사의 ‘공공(public)리더십’이 서울의대만의 강점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COVID-19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약한 주장들이 많았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그런 부분에 대해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공리더십 측면에 있어, 서울의대의 역할이 다소 부족했던 점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서울의대의 공공리더십을 다시 새기고자, 먼저 ‘건강사회개발원’이라는 조직을 새롭게 출범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COVID-19와 같은 의료, 의학적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전문가들을 모아 포럼을 개최하고, 정론을 만들어서 이를 바탕으로 대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학 연구와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의학연구원과 의학교육연수원의 조직과 기능을 확대해 공공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


Q4. 의과대학 학생들은 보라매병원에서도 임상 실습을 받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교육실습의 장으로서 보라매병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임상 실습은 ‘현장 중심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은 주어진 입지와 여건에 따라 환자 분포에서 매우 다릅니다. 보라매병원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보라매병원 실습 과정에서 공공의료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라매병원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Q5. 앞으로 서울의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어떤 것일까요? 그 과정에서 보라매병원에 특별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신 지도 궁금합니다.

“서울의대답게, 대학이 중심으로, 모두 함께 멀리”
첫 번째 ‘서울의대답게’는 학문적 리더십(academic leadership)과 더불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COVID-19 사태에서 서울의대가 과학에 근거한 정확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공공리더십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의대가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공병원인 보라매병원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보라매병원의 공공리더십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서울의대 또한 서울의대답게 공공리더십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 번째 ‘대학이 중심으로’와 관련해서는 관악캠퍼스와 접촉면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라매병원이 물리적인 거리가 가장 가깝기 때문에 보라매병원 교수님들께서 관악캠퍼스 내 여러 위원회 또는 보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세 번째 ‘모두 함께 멀리’에 있어서, 의과대학은 근무지에 국한되지 않고 목소리를 자주 듣고 함께 가고자 합니다. 따라서 보라매병원 교수님들께서도 의과대학의 여러 사업들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Q6. 보라매병원은 현재 교육과 연구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과대학에서 보라매병원 및 교수님들에게 특별히 더 지원해 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보라매병원 교수님들께서 대학원생 지도를 좀 늘릴 수 있게 대학원생 정원배정 기준을 개선할 생각입니다.
연구 공간에 있어서는 앞서 말씀드렸던 관악의 융·복합 공간을 보라매병원 교수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업무 분장을 통해 연구 행정실에 보라매병원 교수님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소통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별도의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Q7. 의사이자 교육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철학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40개 의과대학과 비교해서 서울의대 졸업생들은 남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학문적 수월성으로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남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의대 졸업생들은 의사이자 과학자에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다시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구절로 저의 교육철학을 말한다면 ‘밝은 사회를 위해서’ 입니다. 서울의대의 사회적 역할은 ‘서울대학교의 중심’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8. 의과대학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서울의대 후배들은 ‘밝은 사회를 위해서’ 두 가지를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로 ‘노블리세 오블리쥬(noblesse oblige)’, 두 번째로 ‘리더십’ 입니다. 두 가지 모두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하지만 노블리세 오블리쥬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및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을 뜻하는 말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돌아보는 성찰의 의미라고 보면, ‘리더십’은 이를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구현하려는 정신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본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성찰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Q9. 마지막으로 공식 질문입니다. 보라매병원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Best for Most’라는 미션에서 볼 수 있듯 공공의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보라매병원의 매력이자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보라매병원의 교수님이나 직원분들은 신실하고 묵묵히 책임감 있게 일을 하는 항상 곁에 있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서울의대도 그런 보라매병원, 교직원분들과 항상 함께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웠고, 앞으로도 보람愛 구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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