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정]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론 시카노버 박사 인터뷰

의학교육실/의예과 윤현배

지난 1월28일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론 시카노버 박사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시카노버 박사는 2004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지난 2018년 의과대학 “SNU Medical Dream of Nobel Prize and Start-up 2018” 행사에 연자로도 초청 받은 바가 있다. 이번 인터뷰는 의학교육실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임재준 의학교육실장, 권용태 교수, 윤현배 교수가 참여하여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1. 한국 의과대학에서는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며, 학생들은 졸업 이후 대부분 임상의사로 경력을 이어가기를 원합니다. 이스라엘은 한국에 비하여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한국 의학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고려할 만한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국과 이스라엘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습니다. 경쟁이라는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그 사람의 출신학교나 직위에 덜 얽매이고 사람 자체에 더 신경을 씁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남하고 비교도 덜 하는 편이고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그 사람의 소속이나 직위, 출신학교 등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 특히 학계에서는 연구자가 이룬 학문적 성취로 판단하지 그의 직위나 소속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의 Spirit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조직 문화도 한국에 비하여 훨씬 덜 경직되어 있고 상당히 자유롭고 혁신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초기에 혁신을 시도하기 쉽지만 이후에 규모를 키우는 데에는 불리한 면도 물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상당히 자율적이고 개방적이다 보니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하고 협력에 대한 문화가 일찍 정착되어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는 의사에 대한 대우가 한국처럼 다른 직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의사 직업 자체로는 수입이 아주 많지 않으며, 공학자나 과학자와 수입이 비슷한 편입니다. 의과대학에는 MD-PhD 과정이 잘 개설되어 있고 가장 우수한 10% 내 학생들을 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재직 중인 의과대학에는 한 학년에 120-30명 정도의 학생이 있는데, 30% 정도가 공학 전공자이거나 MD-PhD 과정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의공학, 제약 산업이 잘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이 중 절반 이상이 임상의학 분야에 남지 않고 연구나 산업 분야는 물론, 비즈니스, 법률 분야로도 진출합니다.

2. 의과대학에서는 어떤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해야 할까요? 미래에는 어떤 의사나 의과학자가 필요할까요?
우리도 아직 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의학의 분야는 매우 넓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나 정신과 의사는 매우 다르지 않겠습니까? 일단 이스라엘에서는 의과대학 선발에서 3가지를 봅니다. 우선 고등학교 성적을 먼저 봅니다. 과학 계열 과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인문 계열 과목도 참고합니다. 그 다음으로 심리측정(psychometric) 시험도 봅니다. 책에 없는 내용이며 지원자의 창의력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시험 자체를 잘 보게 하는 학원도 있어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지막은 인성(personality) 검사를 합니다. 심리학자나 의사들이 뒤에서 보고 있고 훈련된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지원자의 반응을 시험합니다. 주로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는 것이지요.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참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시험조차도 준비하는 학원이 있지만, 지원자가 모든 대답을 미리 다 준비할 수 없으며 인성을 쉽게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를 모두 모으면 지원자를 종합적으로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입학한 학생들은 의과대학을 잘 다닙니다.

3. 한국 학생들은 교수에게 질문하는 것을 굉장히 주저하는 편입니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한국 학생들은 이스라엘 학생들과 많이 다릅니다. 일단 동양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내가 잘 이해를 못 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고, 둘째는 교수가 설명을 잘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의미 때문에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은 훨씬 더 자유롭습니다. 학생이나 교수 모두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대학에서 질문하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질문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강제로라도 말이지요. 이스라엘 의과대학에서는 임상실습 중에도 증례를 주고 수업의 70% 이상을 토의에 쓰고 있습니다. 기초의학 수업에서도 지식은 책을 보도록 합니다. 교수가 지식을 그대로 강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책을 읽어왔다는 전제 하에 수업을 합니다. 수업은 분석적이며, 팀 학습을 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은 팀워크나 리더십도 함양하게 됩니다.

4. 끝으로, 한국의 의학교육 발전을 위하여 조언 부탁드립니다.
학생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고 아주 오래된 문화도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더 질문을 하도록 교육과정을 개혁해야 합니다. 기초의학을 교육할 때에도 임상분야 교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저 자신도 생화학을 가르치는데 환자 케이스부터 시작합니다. 황달이 있는 환자로부터 시작해서 생화학으로 나아갑니다. 특히, MD-PhD 교수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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