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도서관소식]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새 시대의 문을 열다

2025년 6월 5일(목),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에 의미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학생과 교수의 배움터로 자리했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것이다. 이날 열린 개관식은 단순한 건축물 완공 이상의 의미를 품은 자리였다. 오랜 시간에 걸친 기획과 준비,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후원이 집약된 이 공간은, 이제 서울의대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지성의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개관식 현판 제막
< 개관식 현판 제막 >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의 시작은 1946년, 의과대학 본부 건물에서 조용히 시작되었다. 1974년 차이나 메디컬 보드 재단의 후원으로 독립 건물이 건립되며 본격적인 도약을 이뤘고, 이후 1993년 증축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학습 환경과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노후한 시설은 더 이상 의학 교육과 연구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14년, 재건축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519명의 개인과 68개 단체의 뜻이 모여 총 260억 원의 기금이 조성되었고, 4년여에 걸친 대공사 끝에 2025년 봄, 새로운 도서관이 완성되었다.

개관식 기념사에서 서울대학교 유홍림 총장은 “공간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 문화를 형성한다”라며, 의학도서관의 재개관이 단순한 공간의 확장이 아닌 새로운 지성의 장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유 총장은 “의학도서관은 교육과 연구를 넘어 학문과 문화생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다기능적 복합 공간으로 설계되었다”라며, 연건캠퍼스에서 ‘SNU Commons’라는 공동 지성의 플랫폼 구축이 본격화될 것이라 말했다.

기념사를 하는 유홍림 총장
< 기념사를 하는 유홍림 총장 >
기념사를 하는 김정은 의과대학장
< 기념사를 하는 김정은 의과대학장 >

이어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장은 기념사에서 도서관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대를 품은 지성, 생명을 밝히는 공간”이라며, 이 공간이 인문학, 생명과학, 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지식이 만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년간의 의정갈등을 언급하며, 도서관이 “상처를 넘어 공동체를 다시 잇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밝은 사회를 위해 오늘 이곳에서 시작되는 ‘세상의 모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빛’은 대학이라는 경계를 넘어 병원, 지역사회, 국가, 인류를 위한 빛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며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도서관의 사회적 의미와 미래적 가치를 힘주어 전한 순간이었다.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축사에서 자신의 학생 시절 도서관 추억을 소환했다. “자판기 커피와 벤치, 그리고 공부보다 소중했던 동기들과의 대화까지 — 도서관은 단순한 학습 공간이 아니라 추억의 저장소였다”라고 말하며, “오늘 완공된 도서관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상징이며, 구성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진정한 학문 공동체의 공간”이라 평가했다. 특히 도서관의 책상과 서가가 직접 사서들이 발품을 팔아 고른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작은 디테일에 깃든 정성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재탄생한 의학도서관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총면적 약 15,000㎡에 달하며, 다양한 기능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빛의 도서관’이라는 별칭이 붙은 대열람실, 소그룹 학습과 토론이 가능한 공동 학습실, 육각형 파티션으로 구성된 1인 독립 열람 공간 등은 단순히 자료를 읽는 공간을 넘어 창의적 사고와 협업을 자극하는 설계로 주목을 끌었다. 1층에는 KB홀과 히스토리월, 포토월, 카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캠퍼스 내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축사를 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 축사를 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
의학도서관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 의학도서관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

이번 재건축은 의과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동문, 학부모, 일반 시민까지 수많은 이들의 참여로 완성됐다. 개관식에서는 노동영·권준수 명예교수를 비롯해 설계와 시공, 내부 디자인, 시설 행정에 이르기까지 공헌한 관계자들에게 공로패와 감사패가 수여되었다. 또한 故조우동·故오규봉 선생의 유족 대표 조수원 명예교수, 국민은행과 동아ST 등 기부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이 전해졌다. 후원자들의 이름은 단지 명패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 도서관을 채워나갈 논문과 연구, 교육 속에 살아 숨 쉬게 될 것이다.

최민호 의학도서관장은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서울의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공간”이라며, 학생들과 구성원의 애정 어린 사용과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의학과 3학년 이지양 학생 대표는 “특히 작년과 올해, 갈림길에 섰던 여러 순간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 주셨던 학장단 교수님께 깊은 감사와 감동을 느꼈다”라며 “도서관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한 열심히 배우고, 더 나은 의학이 있음을 인류에게 약속하겠다”고 깊은 감사를 전해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학도서관 개관식 기념 단체 사진
< 의학도서관 개관식 기념 단체 사진 >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은 단지 새로운 건물이 아니다. 이는 교육과 연구, 치유와 사유, 책임과 윤리의 가치를 품은 상징적인 공간이다. 개관식에서 수없이 언급된 ‘빛’이라는 단어처럼, 이곳은 고요한 책장을 넘어 삶과 의학,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비추는 새로운 빛의 근원으로 자리할 것이다.




의학도서관소식은 이번 ‘개관식’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그간 도서관의 탄생 과정을 격월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점에 선 의학도서관이 구성원 여러분의 연구와 학습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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