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 학생(의학과 박사과정)
우리는 누구나 밤하늘에 빛나기를 기다리는 별입니다. 홀로도 은은한 빛을 내지만, 진정으로 찬란히 반짝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시선과 격려, 즉 ‘감탄력(感歎力)’이라는 불씨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건네는 “정말 대단하시네요”라는 한 마디는 가냘픈 촛불이 폭죽처럼 터지는 순간과도 같습니다.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잠재력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게 해 주고,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의 별이 사라지지 않도록, 주위의 빛나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찬사의 눈길을 아끼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감탄력’은 단순한 칭찬을 넘어서, 상대가 스스로의 가치를 인식하도록 돕는 심리적 촉매입니다. 예컨대 동료가 자료를 세심하게 준비해 왔을 때,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하셨네요”라는 말 한마디가 그들의 자신감을 키워 주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더 큰 도전을 감행하도록 이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 그 정도면 충분해”라는 건조한 반응은 그들의 성취를 흐릿하게 만들고, 의욕마저 잠식해 버립니다. 이렇듯 언어는 곧 그 사람이 품고 있는 별빛을 드높이거나 끌어내리는 강력한 도구인 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발견자의 눈’을 기르고자 한 걸음씩 산길을 걸으며 스스로 실험해 보았습니다. 백 개가 넘는 계단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여기 돌 틈 사이로 자라는 작은 풀잎을 보세요. 얼마나 묵묵히 자라왔는지 놀랍지 않나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그 순간, 주변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돌아보았고, 저는 비로소 제가 가진 감탄의 능력을 자각했습니다. 그때 함께 걷던 선배님은 “걷기를 하면서도 이렇게 사소한 것을 발견해 내다니, 대단한 관찰력입니다”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그 말 덕분에 제 스스로를 ‘감탄을 잘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직장에서도 회의 중 누군가 던진 참신한 아이디어에 눈을 반짝이며 “이 관점은 정말 새롭습니다”라고 강조했고, 동료들은 그 순간 더욱 주저 없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전문가라면 절대 가볍게 “쳇!” 같은 냉소를 내뱉지 않습니다. 그들은 결과만 보지 않고, 그 결과를 만들어 낸 과정 전체를 헤아립니다. 예를 들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해 낸 작가는 자신이 겪어 낸 수백 번의 수정과 고통을 알기에, 결코 “이 정도면 그리 대단하지 않네”라고 평가절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글을 완성해 내려면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샜을까”라며 존중과 연민의 목소리를 보냅니다. 우리는 서로의 과정을 지켜본 뒤, 더욱 깊은 이해와 감탄을 품어야 합니다.
일상에서 감탄력을 기르려면 먼저 섬세한 시선과 진솔한 감성을 함께 기르셔야 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떨어진 낙엽의 잎맥 하나까지 유심히 바라보세요. 작은 결이 만들어낸 무늬 속에조차 경이로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가슴 깊이 공명하는 감정을 온전히 느껴 보십시오.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이야기나 감동적인 공연, 예술 작품 앞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다면, 그 순간을 너그러이 받아들이세요. 마음이 울컥했던 그 감정 자체가 당신의 내면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음으로, 느낀 감동을 표현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머릿속에서만 간직해 두면 금세 희미해지기 쉽지만,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라는 짧은 문장 하나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울림을 전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명징한 언어로 구체적인 찬사를 건네 보십시오. 예컨대 회의 중 누군가가 만든 차트를 보고는 “그 도표 하나로 데이터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라고, 발표자의 목소리가 듣기 편안했을 때는 “발표하실 때 목소리 톤이 편안해서 이해가 훨씬 빠르네요”라고 전해 보세요. 이처럼 상대가 이뤄 낸 성취와 노력을 분명하게 언어로 포착해 전달할 때, 그 찬사는 더욱 빛을 발하며 상대의 잠재력을 환히 밝혀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발견자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직장 동료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가족에게도 마땅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관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습니다”라는 진심 어린 감탄을 건네 보십시오. 그 작은 목소리가 모여, 어느새 밤하늘을 수놓은 별무리처럼 수많은 가능성과 창의력이 반짝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서로의 별이 서로를 비추는 그 순간, 비로소 우리는 더 크고 밝은 우주를 마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