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범 교수(서울의대 내과학교실)가 제58회 유한의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유한의학상은 ‘미래 의학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의학자들의 연구 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로 1967년에 제정된 상으로, 국내 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꼽힌다. 뛰어난 연구 업적을 통해 의학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박 교수는 세계 최단 시간 내에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위중한 감염 상태인 균혈증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항생제 투여를 가능하게 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Blood culture-free ultra-rapid antimicrobial susceptibility testing’이라는 논문을 2024년 8월호 Nature 지에 발표하며,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감염균의 항생제 감수성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을 제시하였다.
이 기술은 혈액배양 과정 없이도 감염균에 적합한 항생제를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어, 패혈증 등 중증 감염 질환 치료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응급상황에서의 치료 결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주목받고 있다.
박준석 학생(의학과 석사과정)이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제32회 기초의학신진학술상을 수상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기초의학신진학술상은 국내 기초의학 연구와 의학교육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매년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둔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박준석 학생은 학부 재학 당시 최형진 교수(서울대학교 자연대학 뇌인지과학과/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연구팀에서 김규식 대학원생과 함께 공동 제1저자로 ‘GLP-1 increases preingestive satiation via hypothalamic circuits in mice and humans’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GLP-1 비만 치료제가 음식을 실제로 섭취하기 전, 단순한 인지만으로도 배부름을 유발하는 뇌 신경 회로를 활성화시킨다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과 생쥐의 뇌조직에서 GLP-1 수용체(GLP-1R)가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DMH)’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광유전학 및 칼슘 이미징 등 최첨단 신경과학 기법을 활용해 해당 부위의 GLP-1R 신경이 음식 인지 단계에서부터 활성화되어 배부름을 유도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연구는 사람에서 관찰된 비만 치료제의 효과가 생쥐 모델에서 어떤 신경 기전을 통해 나타나는지를 규명함으로써, 기초과학과 임상의학을 연결하는 중개연구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박준석 학생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중 직접 제안한 연구주제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체계적인 연구 교육 프로그램 속에서 수행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박준석 학생은 “사람에서 관찰된 현상을 쥐 모델에서 기전적으로 입증한 것이 가장 뜻깊다.”며,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투약하는 비만 치료제의 작용 기전을 밝히는데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중개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