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의과대학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은 의사과학자 양성에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고, 의사과학자를 전주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출범했습니다. 양성사업단의 여러 사업 중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은 의사과학자에 대한 전주기적 지원의 일환으로 박사학위 취득 후 5년 이내의 의사면허 소지자를 지원합니다. 현재 진보영, 진선필, 최규성, 신정환, 전영글, 이상연, 최재용 박사, 총 7명의 선정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5월 3명(문준호, 육정환, 한장희 박사)을 추가로 선발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은 매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나누어 총 5과제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선발 과정은 서면 심사와 발표 평가로 이루어집니다. 발표 평가는 '1+29 평가 시스템'을 따라 진행됩니다. 지원자는 제안한 연구 과제에 대해 1분간 요약 발표를 한 후, 남은 29분 동안 제안 과제의 창의성과 혁신성, 연구자의 역량, 연구몰입 정도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하게 됩니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은 선정자들이 의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분들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애써 주시는 대학과 병원의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문준호: 안녕하세요,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된 문준호라고 합니다. 저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에서 당뇨병 및 대사질환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임신성 당뇨병, 췌장 베타세포, 지방조직을 키워드로 기초, 중개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육정환: 안녕하세요. 저는 다양한 진행성 암환자분들을 표적약제 및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포함한 항암제를 활용하여 치료하는 혈액종양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육정환입니다.

한장희: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지원 사업에 선정된 한장희라고 합니다. 자가포식작용과 암전이에 관련한 주제로 2021년 2월에 연세대학교 의생명과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21년 3월부터 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전임의 및 진료조교수 생활을 거쳐서 2023월 3월부터 임상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장암, 전립선암 환자를 주로 진료하고 있으며 난치성 subtype 암종 및 전이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2. 2023년도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이 사업에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문준호: 이전 몇 차례 지원했으나 낙방하여 선정된 기쁨이 보다 큰 것 같습니다. 여느 연구사업보다 모교에서 의사과학자 연구 사업을 수혜 받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고 반면 책임감과 부담도 큰 것 같습니다.

육정환: 환자분들이 암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수행해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정상세포 중 일부가 암세포로 변형이 되어 숙주에게 고통을 주는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중에 이러한 임상적인 궁금증을 실험실에서 해결하는 과정을 지원해 주는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 지원 사업을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지원에서는 선정이 되지 않았지만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주신 점들을 보완하여 금번에 다시 지원해 보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가설에 대해 탐구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장희: 우선 많이 부족한 저에게 연구할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 연구는 환자의 종양을 기반으로 한 공간전사체를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악성 병리 기반 종양 미세환경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로 과제 선정이 절실한 상태였는데,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선행 연구 결과에서 흥미로운 타겟을 발견하여 좋은 연구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제 연구테마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암전이 연구실을 setup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3. 1년 동안 의사과학자 박사후 연구지원 받게 되었는데, 연구 과제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문준호: 국내외 공히 임신성당뇨병은 전체 임산부의 10% 이상에서 발생하고,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임신이 증가함에 따라 임신성 당뇨병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임신성 당뇨병에 유병되면 산모, 태아 모두 합병증 위험에 노출되는데, 산모는 조산, 임신중독증과 같은 출산 합병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산후 대사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태아의 경우 생후 대사질환 및 감염에 취약하고 자폐증 빈도가 증가하는 등 임신 중 고혈당 노출이 대사, 신경 및 면역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역학적인 수준에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한 기전적 연구는 거의 수행된 바가 없고, 따라서 임신성 당뇨병 치료 및 합병증 예방을 위한 접근은 그간 시도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대사질환인 임신성 당뇨병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자, 에너지 과잉시 1차로 반응하는 산모의 지방조직을 채취하고 임신성 당뇨병 산모에서 분비되는 지방조직유래 분비물질을 혈액, 제대혈 등에서 다중 오믹스 기술을 활용, 발굴하여, 임신성 당뇨병 발병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육정환: 선진국의 여성에서 상피성 난소암은 사망률 5-6위를 차지하는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암종입니다. 하지만 남성의 고환에서는 생식세포종양은 발생하지만 상피성 고환암이라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난소와 고환 모두 생식세포 기관으로 상피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에서만 상피성 난소암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이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고, 최근 2010년대에 유전자조작 마우스 실험 등을 통하여 상피성 난소암의 시작은 난관 상피세포, 특히 fimbriae에 존재하는 난관 상피세포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난관에는 isthmus, ampulla, fimbriae 등 다양한 부분이 있는데 난소에 가까운 fimbriae에서만 주로 암이 발생하는 점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에 저는 정상 난관세포의 부위에 따라 암의 발생빈도가 달라지는 현상을 단일세포 기원 전장유전체 분석 방법을 통하여 fimbraie 이외의 난관 상피세포와 fimbraie의 난관 상피세포의 체세포 돌연변이 양상의 차이를 보며 부위에 따른 정상 난관 상피세포가 암으로 변형되는 기전의 차이를 탐구해 보고자 합니다.

한장희: Lymphovascular invasion은 microvessel, microlymphatics를 침윤한 암세포를 보여주는 병리학적 특징으로. 거의 모든 암종에서 악성 예후와 연관됩니다. 이러한 침윤은 암세포가 혈관 또는 림프관을 통해 전이되는 경로를 제공하여 암 전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행연구를 통하여 lymphovascular invasion이 일어난 lumen내의 tumor cell cluster의 유전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에 기반하여 초기 전이와 관련한 기전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기전에 기반하여 원격 전이가 발생하기 전에 adjuvant하게 사용 가능한 항암 치료제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Q4. 의사과학자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준호: 임상 연구의 많은 부분이 기존 지식을 검증(validation)하거나 연관성(association)을 밝히는 것임에 비교하여, 의사과학자는 새로운 지식 및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질병의 이해와 극복에 기여하는 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과학자로서의 강점은 질병의 병태 생리에 대한 직접적인 임상경험을 통해 생리 및 병리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생각하며, 이를 주춧돌로 한 가설 생성을 통해, 가치생성 및 연구결과도출에 있어 보다 확률이 높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Proof-of-concept에 있어서 환자 및 임상시료/자료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본 연구에서도 산모 시료를 이용하여 임신성 당뇨병의 병인 기전 규명에 있어 보다 가능성 높은 접근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육정환: 임상적으로 관찰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분석 기법을 고민하며 생명현상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한장희: 전공의 시절부터 다양한 전이성 비뇨기암 환자를 만나면서 전이를 일으키는 암세포의 특성과 이들의 생존기간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있었습니다. 의과학적 시각에서 질병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현상학적으로만 알고 있는 난치성 전이암 환자들에 대한 임상적 난관을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전이암의 본질을 파악하고 암 전이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하며, 암전이를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을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과학과 임상의학의 동시 발전을 이루어 내고 전이암 환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Q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문준호: 현재의 의과대학 교수 제도는 기초와 임상교실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고, 몇 분의 교수님께서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기초와 임상을 겸하는 포지션을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상 로딩을 개별적으로 조절하여 기초와 임상을 아우를 수 있는 교수 포지션들이 만들어진다면 의사과학자 양성 및 기반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교수님들께서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 주심에 감사드리고, 저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를 주신 학교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를 통해 개인적인 연구성과뿐만 아니라 주변의 연구환경을 조성함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육정환: 의학적인 현상을 실험실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실험을 어떻게 진행하고 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해석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배우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을 배우며 미래 세대로 성장하고 있는 전공의, 의과대학 학생들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5-6년 친구들에 비해 늦어질 수 있지만 연구실에서 full-time으로 배우며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그 과정 이후 30년 이상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에 학문을 보다 즐기며 미래의 우리나라 의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장희: 연구와 관련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비뇨의학과 종양파트 교수님들께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연구의 발판을 마련해 주신 김현제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제가 가는 길을 항상 지지해 주는 아내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연구를 진행할 것을 다짐하며 신진의사과학자로서 제 연구실을 셋업해 나가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 클러스터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늘 겸손한 자세로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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