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기해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돼지를 다산과 다복을 상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대학이 교육과 연구 면에서 더 알차고 풍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 황금돼지 해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2019년은 서울의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의학교 개교 120 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의학교는 1899년 대한제국 때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의학교육 기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송촌 지석영 선생님은 의학교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하셨고 최초의 교장을 지내셨습니다. 김익남 선생님은 교관으로서 근대식 의사 36명을 교육한 첫 의과대학 교수 이십니다. 작년에는 우리 캠퍼스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도서관 앞에 김익남 선생님의 동상을 제막하여 그 뜻을 기리게 되었습니다. 금년 3월29일에는 의학교 개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행사와 기념식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서울의대는 60갑자를 두 번이나 순환한 120년간 국내 최고의 의학교육 기관으로서 의학발전을 선도하여 왔습니다. 오늘의 서울의대가 이룬 성취는 개교 이래 열악했던 교육연구 환경을 넘어, 1950년대 말 미네소타 플랜 등을 통해 서구의 최신의학을 도입하고 후학양성에 매진하신 선배 교수님들의 선구자적인 정신과 불굴의 의지에 힘입은 바 큽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희생과 노력만으로 더 큰 성취를 이루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시스템에 의해 교육, 연구, 진료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서울의대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하는 의학연구를 선도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 몇 가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해에는 교수님들이 단기간의 성과에 의존한 논문 숫자 압박에서 벗어나 긴 호흡의 수준 높은 연구결과를 내실 수 있도록, 교원업적 평가 제도를 개편한 바 있습니다. 또한, 6년제 의대 교육 시스템 하에서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금년부터 융합형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을 사업화 하도록 결실을 맺은 바 있습니다.
금년에는, 수십 년간 학부교육 discipline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원 의학과의 구조를 연구단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으로 고도화하고 교육과정을 내실화하여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급변하는 학문분야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고자 합니다. 또한, 학부과정에서부터 의학연구의 기초를 다지고 의사과학자로서 꿈을 키워주기 위해, 학석사 연계과정 추진을 검토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이 서울의대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수준의 “연구하는 의사”를 양성하고자 하는 미션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금년에는 서울의대의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선포할 계획입니다. 비전은 단어 몇 개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전 수립을 위한 구성원의 참여와, 의견을 수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결집시키는 작업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는 급변하는 세계 의료, 교육 환경에서 서울의대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지금까지의 성취를 뛰어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에도 희망하시는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