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사]

정형외과학교실 정진엽 교수, 성형외과학교실 김석화 교수, 산부인과학교실 윤보현 교수, 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 피부과학교실 박경찬 교수, 내과학교실 안규리 교수, 내과학교실 김철호 교수, 내과학교실 김영환 교수, 내과학교실 손대원 교수, 병리학교실 김우호 교수, 외과학교실 정중기 교수가 8월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교수님들의 퇴임소감을 비롯하여 기억에 남는 일, 퇴임 후 계획 등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안규리 교수와 정중기 교수의 인터뷰는 싣지 못했습니다.

정진엽 교수(정형외과학교실)


정진엽 교수(정형외과학교실) 

스승님과 주위 많은 분들의 가르침과 도움 덕분에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교수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에 시작된 인생길이, 여러 소중한 분들과의 인연으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길도 경험하면서 매우 바쁘게 또 힘들게 지내오기도 했지만, 나름 보람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미국 연수하면서 배웠던 인체동작 분석을 접목시키고자 노력했던 일, 분당병원장으로 있으면서 암-뇌신경병원 신관을 완성한 일 그리고 현재 외국에 수출하고 있는 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해 당시 병원에 적용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학생들에게는 의사로서 갈 수 있는 길이 매우 다양한 만큼, 연구기관, 기업, 정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길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퇴임 후에는 부산과 서울에 4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부민병원에서 의료원장으로 근무할 예정입니다. 

김석화 교수(성형외과학교실)


김석화 교수(성형외과학교실) 

1978년 인턴으로 시작하여 군대 3년을 제외한 39년의 긴 병원생활을 마치게 되어 행복합니다. 선배교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도와주신 동료와 후배교수님, 전공의, 간호사, 직원 모두의 협조에 감사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진료에 함께 하신 환아와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2002년 홍보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진료협력팀을 창설하고 강남센터 개원을 제안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한 어린이병원장으로 국립대학교 어린이병원장님들과 함께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을 진행해 어린이병원의 법적기준을 제시하고 수가 보존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국민이 신뢰하는 병원으로 병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교직원의 단합을 부탁드리며, 가장 친절한 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퇴임 후에는 재충전할 기간을 갖고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윤보현 교수(산부인과학교실)


윤보현 교수(산부인과학교실) 

서울의대에 입학해 병원에서 인턴과 전공의 그리고 교수로서 환자진료를 보며 주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랜 시간을 잘 지내다 퇴임을 하게 됐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조산과 태아손상에 관한 30여 년간의 노력이 수많은 국제논문들에 인용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뇌성마비와 만성폐질환의 새로운 발생 기전을 제시했던 일, 조산아의 각종 합병증의 주원인인 자궁 내 감염 및 염증의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던 일 그리고 새로운 항생제 요법의 개발 및 적용으로 임신 및 신생아의 예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던 일이 큰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후배들께서는 우리나라 모체태학의학 분야에서 지금처럼 중추적인 역할을 이어가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퇴임 후에는 모처럼 여가생활도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지내려 합니다. 

이왕재 교수(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해부학교실) 

실감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무 탈 없이 정년을 맞게 된 점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990년대 후반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 해부학시험을 거부한 학생이 있었는데, 동료학생들과 교실직원들의 도움으로 시험을 볼 수 있게 하여 결국 졸업하게 되었고,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훌륭한 의과학자로 변신해 현재 서울의대의 후배요 제자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의학교육기관 및 치료 기관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울러 의료분야의 최고 전문인으로서 자긍심과 실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향후에는 평생의 연구분야인 종양면역 전공을 살려 종양관련 환자들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병주 교수(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예방의학교실) 

제 인생의 70%를 보낸 연건캠퍼스를 떠나게 되었지만, 열심히 살았고 아직도 여전히 많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으니 아직은 떠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8월 31일이 지나야 실감할 것 같습니다. 1997년 임상시험센터 이후 학교와 병원에 의학연구협력센터를 설립하여 9년간 초대 센터장으로 봉사하면서 우리 대학과 병원의 연구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일과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기반을 구축하는 등 국내 임상연구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후학들은 우리 대학과 병원이 국내 의학 발전은 물론, 의료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정년 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현재 맡고 있는 대한보건협회장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박경찬 교수(피부과학교실)


박경찬 교수(피부과학교실) 

30년 넘는 오랜 시간 정들었던 대학을 떠나려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여러 기억나는 일이 많지만 첫 강의시간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 날 눈이 내려 학교에 가는데 3시간이 걸려 한 시간 정도 지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늦었다는 생각에 종로에서 학교까지 열심히 달려갔는데 아… 눈이 내려 휴강이라고…. 그래도 의과대학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병원에서 수련을 거쳐 피부과 교수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 후배들께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모르지만 “꾸준히 목표를 향해 성실히 나아가면 반드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퇴임 후에는 그 동안 잘 챙기지 못했던 건강에 좀더 신경 쓰고자 하며, 그다지 성공적이라 할 수 없었던 제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발전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김철호 교수(내과학교실)

 
김철호 교수(내과학교실) 

짧지 않은 기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발전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가지는데 제가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1991년 영등포병원에 근무하던 시절에 서울에 물난리가 나서 병원이 침수되었을 때 모든 직원이 물을 뿌리면서 진흙을 퍼 나르던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또한 2003년 4월말 분당서울대병원 2차 개원 리허설 당시 제가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1차 때 되던 전자의무기록(EMR)이 돌아가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대병원은 이제 4개의 기구로 변화했습니다. 급속 압축성장하면 빛이 있지만 그림자도 있습니다. 또한 발전이 있으려면 들어내어 토론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 후배들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퇴임 후에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김영환 교수(내과학교실)


김영환 교수(내과학교실)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 의학이 엄청난 발전을 하였는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다는데 보람을 느끼고, 그 동안 저를 도와준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 환자이자 친구가 급성폐손상으로 폐이식을 받게 된 것이 기회가 되어, 미국에서 폐이식에 대한 연수를 받고 귀국해서 서울대병원 폐이식팀을 활성화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암병원 폐암 센터장을 맡으면서 다학제팀을 구성해 폐암진료 및 연구의 질적 향상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는 것도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우리나라 의학을 이끌어가는 선도 병원입니다. 후학들은 병원의 이익보다는 국내 의료의 표준이 되는 의료를 지향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퇴임 후에는 다른 대학병원에서 호흡기환자 진료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손대원 교수(내과학교실)

 
손대원 교수(내과학교실) 

동숭동캠퍼스에서 관악으로의 이전, 신축 병원의 개원을 비롯하여 학문적으로도 새로운 치료법이 쏟아지던 역동적인 시기를 살 수 있었던 점은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퇴임을 맞게 되니 30년 넘게 진료를 한 환자들이 있게 되고 이들 환자들과의 긴 시간 동안의 동행은 저에게 젊음과 늙음, 노인과 어른 등 여러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SCI 논문 수에 쫓기는 후학들에게, 이러한 스트레스 없이 연구를 즐길 수 있었던 시기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연구에 대한 깊이와 질에 대하여 혹평을 하곤 했는데, 이러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후학들이 있었다면 너그러운 이해를 구합니다. 후학들에게도 저희가 살았던 시대의 연구분위기가 제공되어 연구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퇴임 후에는 개원을 예정하고 있으며, 이와 병행해 의료자문과 교육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김우호 교수(병리학교실)


김우호 교수(병리학교실) 

제가 초임으로 근무할 때부터 십 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서울대병원은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이었습니다. 그런 병원에서 근무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며 도움을 주셨던 주위 모든 분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창경궁 맞은 편에 연구소 건물이 새로 지어지면서 의학 연구가 활성화된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후학들에게 당부 드리고자 하는 바는 현재 규모로 보나, 인적 구성으로 보나 우리 병원이 국내 최고라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연구성과나 질적 우수성은 서울대병원이 국내 최고라고 자랑할 수 있도록 부디 우리 후학들께서 부단히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퇴임 후에는 외국제약회사와 수탁연구 또는 용역연구를 수행하는 벤처회사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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