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정]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 인터뷰

취재: 김주휘 교수(의학교육실)

 

201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육상 시상식이 지난 2019년 12월 20일 행정관 대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지난 1년간 의대교육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은 교수를 기초교수, 임상교수, 비기금임상교수 별로 각각 1명씩 선정하였으며, 생리학교실 김성준 교수, 내과학교실 이해영 교수, 외과학교실 오흥권 교수가 수상하였다. 본 기사를 통해 수상하신 교수님들의 소감을 들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 인터뷰 - 1


김성준 교수(생리학교실) 

1)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하고, 다소 겸연쩍은 마음입니다. 주변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시겠다고 했을 때 극구 사양했어야 하는데, 일종의 칭찬처럼 들려서 추천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씀 드린 적 있었습니다. 큰 이유이든 작은 구실이든 상을 받는 것이 격려와 인정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앞으로 수업이나 강좌 운영에서도 학생들에게 ‘격려와 인정’을 표시해주는 기회를 제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2-3 년간 의학과 수업 외에도 의예과, 관악캠퍼스 교양과목, 대학원 전공필수과목 등에서 힘닿는 대로 많은 강좌를 담당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연구과정2, 종합시험1 등의 운영책임도 맡았으니, 다 합쳐보면 아마 가장 많은 학점을 감당해 본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선정해 주신 것은 일종의 노력상에 해당하는 평가가 아닌가 스스로 해석해봅니다. 따로 교육에 대한 깊은 소견이나 훈련을 갖추지 못한 보통의 교수일 뿐입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강의만 많이 하기보다 좀 더 강의설계나 새로운 교육방식 시도에도 시간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2) 교수님께서 학생 교육에 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사항은 무엇인지요? 

학생의 눈높이, 학생의 감각입니다. 내가 저 자리에 앉아 있다면 이 강의가 어떤 효용감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고전적인 의미의 강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미래의 변화 방향이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학생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힘들게 강의실에 도착해서 보내는 몇 시간의 의미와 그 자리에서 갖고 갈 수 있는 지적 만족감입니다. 전달하려는 학습목표 내용의 배경과 나름의 논리적 이유와 기전을 잘 정리해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느껴지는 만족감은 학생뿐만 아니라 강의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충만해집니다.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저의 헛발질로 어색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요 몇 년 사이에 느껴지는 학생들의 변화를 보면서, 매너리즘을 경계해야겠다고 느낍니다. 

3)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제가 의과대학 학생이던 시절에 가장 힘들게 여겼던 것은 주입식 강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기 어렵고 가독성이 낮은 학습자료들 중에서 줄거리 있는 가닥을 잡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에는 자료들의 질은 훨씬 좋아졌습니다만, 너무 많은 양들이 다양한 매체 형태로 던져지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자의 의욕을 꺾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말해서,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려 하지 않는다’는 교수님들의 비판에 해당하는 배경이겠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5-6년전부터 저의 주요 강의에 해당하는 ‘인체조직과 생리학’ 만이라도, 강의 영상자료와 실제 강의내용 및 필수 보조자료들이 현실감 있는 강의록 형태로 일체화되기를 기대하고 e-Book 형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초기에는 학생들도 좋아하고 주변에서도 격려하셨습니다만, 요사이 YOUTUBE에서 발견하는 레전드급 강의들을 보면서 이제 스크립트에 의존하는 것의 한계를 느낍니다. 강의영상을 만들어서 미리 준비하고, 오히려 강의실에서는 토론과 사례 해석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시간적으로 비가역적인 현장 강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방식과 강의 설계가 가능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의 예전 시절을 되돌아보더라도, 잘 들리지 않는 녹음기를 이용해서 지나간 강의를 다시 이해하려는 딱한 노력이 생각나실 것 같습니다. 처음 카메라 앞에서 혼자 설명하는 경험은 매우 어색한 시도입니다만, 모듈화된 강의영상자료를 우리 대학에서 직접 제작하고 이를 통하여 강의실에만 의존적인 교육의 한계를 넘어서는 노력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 인터뷰 - 2 


이해영 교수(내과학교실)

1)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부족한 제게 과분한 상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항상 시간에 쫓겨 수업에 들어가며 미안한 마음 가득 이었는데 상을 주셔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의학이 점점 전문화/세분화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이지만, 학생 교육에서는 과의 경계를 넘어서 전체를 조감하는 수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병원에서 전문 분야에 몰입해 생활하는 처지에서 부족하지만 공부하는 마음으로 해부학 시간에 공부한 신체의 내부를 실재 열어보기 어려운 환자의 표면에서 어떻게 진단하는지를 강의하는 표면해부학과 사람의 성장과 노화 과정을 각각의 신체 기관이 아닌 전반적으로 다루는 수업으로 강의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 무엇보다 기쁩니다.       

2) 교수님께서 학생 교육에 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사항은 무엇인지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동시에 한걸음 앞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입학할 때는 모두가 최고의 성적이었지만 어찌할 수 없이 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학생과 그 반대의 학생이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모두가 일정 수준의 의사가 될 수 있게 교육하면서도, 동시에 앞서가는 학생들이 하향 평준화되지 않고 도약할 수 있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너무 많은 양을 전달해서 학생들이 시험 시간까지만 겨우 간직했다가 시험지에 풀어 놓고 잊어버리는 수업이 되면 안되고, 학생들이 소화해 자신의 입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시킬 수 있어서 진정한 자기의 지식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과 대학이 가진 첫 번째 임무가 환자를 잘 진료할 수 있는 준수한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제 수업을 듣는 학생 모두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중요한 요점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지금의 지식을 완성된 것으로 암기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해 나갈 수 있게 현재의 한계와 앞으로 필요한 분야를 제시해 주고 싶습니다. 제가 학생 때를 되돌아 생각하면 이미 결론이 나서 명확한 부분들은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 의학의 분야에서 이렇게 확정된 부분은 많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실하지 않아 서로 배치되는 것 같은 내용들을 듣다 보면 답답하고 주의가 흐트러지곤 했습니다. 아직도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인지 모르지만 의학이 이미 확정된 고루한 학문이 아니라, 학생들이 밝혀나가야 할 많은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는 살아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만나는 대상이 감정에 휩싸이기 쉽고, 각자의 개별화된 경험과 상황에 처한 인간이라는 점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10개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환자가 실천하게 하지 못하는 의사보다, 5개의 지식이 있더라도 이를 환자가 공감하여 실천할 수 있게 한다면 그 사람이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내게 어떻게 이야기할지, 반대로 내가 이렇게 이야기할 때 환자는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지를 생각하게 하고 싶습니다.   

3)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학생 때 "내 아이가 대학 시험을 치르게 되니 여러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인재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는 말씀에 그냥 웃던 나이에서 이제 저도 그 말씀을 실감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강의실 수업에서 소위 족보에 집중하고 평가 결과에 무섭게 집중하는 학생들을 볼 때 우리 학생들이 이러면 안 되는데 답답하다가도, 본과 2학년 자유연구 발표에서 학생들이 발표하는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이 친구들이 정말 우수한 친구들이구나 감동하곤 합니다. 

학생 수업에서 고민하는 부분은 어떻게 학생들이 내게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까 하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Flipped learning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학생들이 먼저 준비하고 수업시간에 서로 이야기하며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나, 아직까지 우리 수업은 수동적으로 교수의 강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고 암기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물론 새로운 생각보다 현재의 지식을 틀리지 않게 적용하는 것이 우선인 의과 대학 교육 특성이 분명히 있고, 보수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지원하는 학과 성격도 있기에 쉽게 바뀌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교수가 먼저 바뀌어야 학생이 말문을 열고 이야기하고 자발성을 가지고 학습할 수 있게 된다고 믿기에 “나 때는 말이야”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금 세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고 학생 속에서 같이 변화해 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 인터뷰-3


오흥권 교수(외과학교실) 

1)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5년부터 분당병원 외과에서 학생 교육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7년부터는 2학년 과정의 하나인 선택 교과 3 "영화와 문학으로 보는 내러티브 의학"을 개설하여 강좌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받은 큰 상은 아마도 이 교과목에 대한 평가로 받은 것 같습니다. 이 교과목에는 외과학 교실의 여러 교수님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십니다. 분당병원에서 근무하는 강은영, 최영록, 박영석 교수님과 보라매 병원 한동석, 신루미 교수님, 본원에서 근무하는 유승범, 박지원, 안상현, 김민정 교수님께 이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강좌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주고 좋은 평가를 내준 수강 학생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 교수님께서 학생 교육에 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사항은 무엇인지요? 

저는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3)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해당 강좌의 결과물인 학생들의 토의 보고서를 단행본으로 엮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책이 나오게 되면 많은 성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혹시 수익금이 생기면 의학도서관 건립 기금 등으로 기부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