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마당]

의학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방법 – 교양도서 편

취재: 본과 4학년 박수윤 학생기자

의학도서관을 이용해 보신 적이 있나요? 원하는 책을 찾을 때, 읽은 책을 다시 책장에 넣으려고 할 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2월호와 3월호에 걸쳐 의학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이 분류되어 있는 규칙을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1년간 의학도서관에서 도서 정리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책을 정리하며 새로이 알게 된 것들도 많았고, 원칙에 맞추어 책을 정리하는 것이 배우지 않으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공감마당을 읽는 독자 분들도 책을 분류하는 원칙을 알면 원하는 책을 찾을 때도, 잠깐 책을 읽고 제자리에 놓을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먼저 의학도서관의 1층 단행본실에는 사서 선생님들이 계신 테이블을 기준으로 한 쪽은 교양도서, 반대 쪽은 의학도서가 놓여있습니다. 교양도서와 의학도서는 서로 다른 분류체계를 사용하고 있어요. 교양도서는 동네의 도서관, 중앙도서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DDC (Dewey Decimal Classification)를 사용하고 있고, 의학도서는 NLMC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Classification)를 사용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양도서가 정리되는 원칙에 대해 먼저 말해보려 합니다. 국내의 어느 도서관에서도 유용한 정보가 될 테니까요. 도서를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번호가 책의 표지에 붙어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 종이에 써 있는 암호 같이 생긴 번호는 청구기호라고 합니다. 청구기호는 분류번호, 저자/도서기호, 권차기호, 복본기호 등으로 나뉘며 앞에 나열한 순서대로 분류의 우선순위를 가집니다. [ 833.6 Se292m v.1 c.2 ] 라고 써 있는 책이 있다면 각각 분류번호 (833.6), 저자/도서기호 (Se292m), 권차기호 (v.1), 복본기호 (c.2) 에 해당된답니다. 이 책은 문학 (800) 서적 중 독일문학 (830)이며, ‘Se (세)’로 시작하는 작품의 ‘m (ㅁ)’로 시작하는 작가의 책 중 1권 (v.1)이며 동일한 책 중 2번째로 들어온 책 (c.2) 이므로 도서관에 같은 책이 적어도 1권 더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가장 큰 범주인 분류번호에 해당하는 책들은 아래 첨부한 표와 같습니다. 분류번호는 십진법에 따라 읽으면 됩니다. 833.6  833.645  833.98 와 같은 순서로 나열이 되어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613.03 인 책과 613.007 인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이 앞에 놓여있을까요? 십진법으로 생각해봤을 때 613.007이 613.03보다 더 작은 숫자이므로 앞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림 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홈페이지

만약 분류번호가 같으면 저자/도서기호를 통해 다음의 순서를 알 수 있습니다. 저자/도서기호도 소수점 자리 수를 읽듯이 해석하면 되는데요, 833.6 Se292m  833.6 Se33m  833.6 T131m 와 같은 순서로 나열이 됩니다. Se292m와 Se33m의 경우 Se까지 같기 때문에 첫 번째 숫자가 2인 것이 3보다 앞으로 가게 됩니다. 즉, 292를 읽을 때는 ‘이백구십이’가 아닌 ‘이구이’로 읽어야 하는 것이죠. Se33m과 T131m의 경우 S가 T보다 앞에 오기 때문에 뒤의 숫자에 상관없이 Se33m이 T131m보다 앞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2월호에서는 교양도서가 분류되어 있는 체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해가 좀 되셨나요? 분류번호와 저자/도서기호를 해석할 줄 알면 책을 찾아 읽을 때도 편하고 다음 사람을 위해 읽은 책을 정리할 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의학도서가 분류되어 있는 체계에 대해 알려드리러 3 월호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우리들의 연말은 치열했다 - 본과3학년들의 연말고사 준비 현장

본과 4학년 정한별 학생기자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인파로 전국이 북적이던 12월 31일, 설레는 마음을 뒤로 하고 공부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있었다. 의학 도서관에서부터 융합관의 스터디 카페 그리고 GDR(Group discussion room)까지, 의학과 3학년 학생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한 해의 실습을 마무리하는 연말고사 준비에 몰두했다. 

올해 3월 White coat ceremony와 함께 시작된 의학과 3학년의 병원 실습은 장장 10개월에 걸친 여정이었다. 이는 내과 – 소아과/산부인과 – 외과/정형외과/응급의학과 – 정신과/영상의학과/신경과로 이루어진 총 네 묶음의 실습 단위를 각 10주씩 이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외래 진료, 시술, 수술, 회진 등을 참관하고, 나아가 배정받은 환자와의 면담이나 문진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발표를 진행하여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또한 각 실습의 막바지에는 이를 정리하는 시험을 치렀다. 강의실에서 받은 수업을 토대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주된 일정이었던 1, 2학년 시기에 비하면 매우 입체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학습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다. 1월 3, 4일 양일간 치러진 연말 고사는 실습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례 행사다. 이는 무려 40학점 가량에 해당하는 3학년 전체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실습 기간 동안 배운 모든 내용에서 문제가 출제되는데, 그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본과 3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부담을 가질 만한 시험인 셈이다.

물론 이 시험에 대처하는 각 학생의 자세나 구체적 계획은 서로 다르다. 혹자는 1년 내내 이 시험에 대비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하고, 혹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그 때 공부를 시작해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시험을 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12월 31일 무렵에는 모든 학생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내내 상위권의 성적을 받아 온 학생이든,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학생이든 모두가 마찬가지다. 학교 안팎에서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표정에서 그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체력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많이 버거운 시기였다. 

그렇다고 연말연시를 이렇게만 보내기엔 아쉬움이 컸다. 거리 안팎에서 모두가 설레는 시간을 보내듯, 지쳐 있던 학생들에게도 작은 감동이 필요했다. 그렇게 GDR6에 하나 둘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각자 흩어져 공부하던 동기들 열 명쯤이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기로 한 것이다. 서로 다른 실습 일정으로 인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는데, 하나 같이 안색이 어두웠다.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반가워하며 안부를 물은 뒤 이내 시험에 대한 걱정을 나누는 것으로 우리들만의 작은 새해 맞이 행사가 시작되었다. 케이크에 촛불이 켜졌고, 평소 수업 자료를 띄우는 대형 TV 화면에는 유튜브의 모닥불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제법 그럴싸한 모습이었다. 지쳐 있는 그들에게서 활기 넘치는 기대감을 느끼긴 어려웠지만 희미한 미소가 배어 나왔다.

그렇게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노트북 화면에 띄워 놓은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친 뒤였다. 종소리도, 함성 소리도 없는 소소한 행사였다. 열 명이 나누어 먹기엔 턱없이 작은 케이크라 금세 사라졌다. 채 20분이 되지 않는 짧은 일탈이 어느새 끝을 향하고 있었다. 

“힘내서 열심히 해.”

짧은 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자리로 다시 조용히 흩어졌다. 밤은 길었고 여전히 공부해야 할 내용이 남아있었다. 새해가 밝아도 시험 기간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낭만만은 사라지지 않은 밤이었다. 성적이나 4학년 진급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가 같은 길을 걷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보신각 앞에서 새해를 맞을 수는 없었지만, 비록 가짜 모닥불 앞에서 보낸 시간이었지만, 의학과 3학년 우리들은 그렇게 동지애를 다졌다


연말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