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동향]

Toll-like receptor-mediated inflammation requires FASN-dependent MYD88 palmitoylation.

Nat Chem Biol. 2019


김효수 교수(내과학 교실)

패혈증은 세균에 감염되어 온 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여러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패혈증의 원인과 악화 과정이 단순하지 않아 뚜렷한 성과가 아직까지 없었다. 그 이유는, 세균을 빨리 제거하면서 동시에 인체에 손상을 입히는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방출은 자제해야 하는데, 패혈증 초기대응에 중요한 백혈구(호중구)에서 이러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그림 1).  

서울대학교병원의 대표적인 연구프로젝트인 연구중심병원-염증유니트 1세부 연구팀은 (김효수교수, 장현덕 교수) 패혈증의 주요 원인 물질인 세균의 내독소에 의해서 전신 염증반응이 증폭되는데, 백혈구 안의 염증매개 단백질인 MYD88이 팔미토일화 되는 변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팔미토일화(化)란, 단백질에 지질(lipid)이 결합되어 단백질의 활성이 변형되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팔미토일화의 재료인 팔미트산(palmitic acid)을 생산하는 지방산 합성 효소(FASN) 억제제를 패혈증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복강에 감염시킨 세균이 감소하면서 패혈증에 걸린 쥐의 생존율이 대폭 향상됐다(그림 2). 향후 팔미토일화의 핵심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 개발을 통해 패혈증의 치료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그림 1. 세균감염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양면적인 호중구의 행태. 패혈증에 걸리면 백혈구(호중구)는 일단 혈중 세균을 제거하지만, 동시에 세균의 내독소에 의해서 호중구의 세균제거 기능이 저하되어 세균 박멸 능력이 감퇴된다. 반면 호중구에서 염증반응, 사이토카인 방출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림 2. 패혈증 동물에 대한 지방산 합성 효소 억제제의 생존율 향상 효과.

 


그림 3. 패혈증에 의해서 환자가 사망하는 기전에 대한 모식도2. 세포내외에서 공급된 팔미트산은 ZDHHC6 효소를 통해서 MYD88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백혈구로부터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되어 인체에 해를 끼치며, 동시에 백혈구의 세균제거 기능이 감퇴하여 환자가 사망하게 된다.

 

<논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9-019-0344-0

Mycobacterium abscessus pulmonary disease: individual patient data meta-analysis

Eur Resp J 2019


곽낙원 교수(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제1저자)   임재준 교수(내과학교실, 교신저자)

비결핵항산균 (Non-tuberculous mycobacterium, NTM) 폐질환은 지난 10년간 전세계적으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NTM 폐질환의 발병률은 4배 이상 증가하였다. 그러나 NTM 폐질환의 치료는 쉽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NTM 폐질환 원인균의 20%를 차지하는 Mycobacterium abscessus는 항생제 내성이 다른 NTM보다 흔하여 치료 성적이 매우 저조하며, 현재까지 확실하게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M. abscessus 폐질환의 치료 성적을 보고한 문헌들을 발표한 연구자들과 함께 ‘개별환자 메타분석’을 시행하여 M. abscessus 폐질환의 치료 성공률을 분석하고 각 개별 약제가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을 비롯하여, 일본, 미국, 브라질, 호주, 네덜란드의 연구자와 협업하여 총 303명의 M. abscessus 환자의 임상 정보를 수집하였다. 객담 배양 검사를 바탕으로 한 치료성공률은 45.6% 이었는데, M. abscessus의 아종인 M. abscessus subsp. abscessus의 경우 치료 성공률이 33.0% 에 불과했다. M. abscessus subsp. abscessus 치료에 azithromycin, imipenem, amikacin의 사용이 치료 성공과 연관되어 있었다. 다른 아종인 M. abscessus subsp. massiliense 로 인한 치료 성공률은 56.7% 였다. 

이 연구는 M. abscessus 폐질환의 치료에 개별 약제의 효과에 대한 첫 번째 연구라는 점과 함께, 우리나라의 연구팀 주도로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함께 출판된 사설에서 영국 나인웰스 대학병원의 데이비드 콘웰 교수는 6개 대륙의 7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의 자료를 함께 분석하였으므로 이 연구 결과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림) 개별환자 메타 분석을 통해 확인한 치료 성공률. a) Mycobacterium abscessus 폐질환, b) M. abscessus subsp. abscessus 폐질환, c) M. abscessus subsp. massiliense 폐질환.

 

<논문 링크>
https://erj.ersjournals.com/content/54/1/1801991
https://snucm.elsevierpure.com/en/publications/mycobacterium-abscessus-pulmonary-disease-individual-patient-data

Overall Survival with Ribociclib plus Endocrine Therapy in Breast Cancer.

N Engl J Med. 2019

 

임석아 교수(내과학 교실)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에는 여성호르몬 수용체 및 HER2 성장 인자 수용체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른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데, 특히, 여성 호르몬인 estrogen/progesteron 수용체를 발현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많은 환경에서 증식과 전이를 잘 하므로, 여성 호르몬 억제가 중요한 치료 전략이 된다. 폐경전 여성에서는 난소가 가장 중요한 여성 호르몬 estrogen 공급원이므로 난소 절제술을 하거나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와 함께 estrogen 이 estrogen 수용체에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tamoxifen등의 약제가 치료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폐경후 여성인 경우는 fatty acid 혹은 부신 피질 호르몬 등에서 aromatase 라는 효소에 의해 변환된 estrogen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중요한 성장인자로 작용하므로 aromatase 억제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폐경전 여성에서도 침습적이기는 하지만 난소 기능을 영구히 억제할 수 있는 난소 절제술을 하거나 GnRH analogue 등의 난소 기능억제제를 사용하여 난소 기능이 없는 폐경후 여성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 놓고, aromatase 억제제를 투여 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0%가 50세 이하의 폐경전 유방암 환자이며, 유방암 발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 후반 ~ 50대 초반으로, 70~85%가 폐경후 연령, 특히 70대 여성에 발생하는 서구에 비해 유방암 환자들의 나이가 젊다. 이 시기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령이고, 가정에서도 아내로 또 엄마로서 중심 역할을 하는 시기이므로, 우리나라 유방암의 질병 부담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암 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증식이 빠른데, 이는 증식을 빨리 하기 위한 세포주기 관련 단백질과 신호전달 단백질 발현이 증가되어 공격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Ribociclib은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Cyclin dependent kinase 4/6 (CDK4/6) 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국제적으로는 aromatase억제제 혹은 estrogen수용체 분해제와 CDK4/6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표준치료인데, 서양에서 시작된 다국가 임상시험의 대부분은 폐경후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어서, 난소 기능이 보존되어 있어서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인 estrogen이 나와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젊은 폐경전 유방암 환자들에게 적용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우리나라에 많은 폐경전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국제적인 3상 임상연구는 거의 없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하고 진행한 MONALEESA-7 연구는 젊은 폐경전 환자들을 위한 국제 임상시험으로 미국 및 유럽을 포함한 30개국에서 세계 환자 672명을 대상으로 난소 기능 억제제인 GnRH analogue와 aromatase 억제제 (anastrozole 혹은 letrozole) 혹은 tamoxifen 내분비 요법으로 구성된 표준 치료에 ribociclib 을 추가하여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지 알아본 대규모 임상시험이다. 특히, 종양내과 방영주 교수님께서도 아시아 임상시험 전략회의 참여시 미충족 의료수요로 폐경전 여성의 전이성 유방암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주셨고,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에서 유방암 진료와 연구를 함께 하고 있는 이경훈 교수, 김태용 교수, 김미소 교수, 이대원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문인 내과학교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김지현 교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경해 교수, 국립암센터 이근석 교수, 삼성서울병원 임영혁 교수, 대한항암요법 연구회 유방암 분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손주혁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 등의 협업으로 우리나라에서 적극적으로 환자를 등록하고 진행 및 분석하는데 주 역할을 했으며, 전체 환자의 30%가 아시아 환자였다.

본 연구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폐경전 전이성 유방암 환자만을 대상으로는 20년만에 이루어진 국제 대규모 3상 연구로 [난소 기능 억제제인 GnRH analogue] 와 aromatase 억제제 혹은 tamoxifen으로 구성된 표준 내분비 요법군 (337명)과 표준 내분비 요법에 CDK4/6 억제제인 ribociclib 을 추가한 군 (335명) 을 비교하여 ribociclib 을 추가함으로써 무진행생존기간의 중앙값을 13개월에서 23.8개월로 연장시킬 수 있었다(HR, 0.569). 전체 생존기간의 최종 분석을 통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내분비 요법을 초치료로 시행한 환자에서 (전이성 유방암에서 한가지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도 등록 허용) 내분비 요법에 CDK4/6 억제제인 ribociclib 을 추가 하면, 투약 시작 후 42개월 생존율을 46%에서 70.2% 로 높였고, 사망 확률을 29% 감소시켰는데, 독성이나 부작용은 가역적인 백혈구 감소증 이외에는 내분비 요법 표준치료와 유사하여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 대한 표적치료제로는 처음으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초치료로 사용하였을 때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한 세계 첫 연구로 젊은 폐경전 전이성 유방암환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연구이다. 

 

그림 1. 전체 생존 K-M 곡선 (median overall survival : not reached for ribociclib + endocrine therapy vs 10.9 months for placebo + endocrine thearpy

 

실지로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개념 도입단계부터 환자 등록과정과 최종 분석까지 주도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이므로, 이 결과에 바탕을 두고 폐경전 여성이 난소 절제술이라는 침습적인 절제술을 하지 않고도 GnRH analogue 를 이용하여 폐경후 여성처럼 난소기능을 억제해 놓고, aromatase 억제제와 CDK 4/6 억제제를 병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 한다.

 

<논문 링크>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903765?url_ver=Z39.88-2003&rfr_id=ori%3Arid%3Acrossref.org&rfr_dat=cr_pub%3Dpubmed
https://snucm.elsevierpure.com/en/publications/overall-survival-with-ribociclib-plus-endocrine-therapy-in-breast

<동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pqf_wvdC9I0&feature=youtu.be

Genomic GPS: using genetic distance from individuals to public data for genomic analysis without disclosing personal genomes

Genome Biol. 2019


한범 교수(의학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다수 기관 간의 유전체 협력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한범 교수 연구팀을 통해 개발됐다. 

유전체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수의 연구 참여자, 즉 ‘표본’을 확보하는 것이다. 표본을 많이 확보하는 좋은 방법은 다수 기관 간의 협력연구와 정보공유를 통해 표본 수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정보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기관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부가적인 정보가 더해질 경우 특정인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어 유전자 정보가 악용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즉,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정보를 공유해야 하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정보 공유를 금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한범 교수팀은 카이스트 연구진과 함께 개인의 유전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다기관 유전체 협력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유전자 GPS'를 개발해 이 딜레마를 풀었다. 유전자 정보를 특수한 방식으로 암호화하여 유전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연구에 필요한 정보만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암호화를 위하여 연구팀은 자동차나 항공 GPS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다변측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GPS가 위치 특정 시 특정 지점과 인공위성 간 거리를 측정하듯이, 사람 간 유전적 거리를 측정하여 거리 정보를 암호화를 하고 이 암호화된 정보만을 공유함으로써 다기관 유전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이 이 알고리즘을 실제 유전체 데이터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질병유전학 혹은 인류유전학 연구에서 암호화된 정보는 비암호화된 정보와 거의 비슷한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그림1: 유럽인 유전체를 기반으로 유럽 지도를 유추하는 인류유전학 연구).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인해 다기관 연구자들의 공동연구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 시점에,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이 국가 간·기관 간 유전체 협력연구를 활발히 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림 1. 유전자 GPS 적용 예: 유럽인 유전체 데이터로 거주지를 유추하는 인류유전학 연구

  

<논문 링크>
https://genomebiology.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3059-019-1792-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