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정]

혁신, 나도 할 수 있다

김주휘 겸임조교수 

의과대학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지식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공통교육과정에서는 다루어지기 어려우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의를 학생 스스로 선택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본교는 2016년부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택교과 과정을 도입하여 2017년부터는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하여 운영 중이다. 

이번 교육동정에서는 2019년도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선택교과 중 "혁신, 나도 할 수 있다" 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혁신, 나도 할 수 있다 

최근, 학문의 전 분야에 걸쳐서 새로운 기술의 발굴과 산업화가 시도 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가치로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본 교과목에서는 관심 있는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혁신, 기업가정신, 사회적 가치관을 함양함으로써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다양한 의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 나도 할 수 있다“ 강좌를 선택하고 수업중인 학생들>

<학생 인터뷰>

Q1. 왜 이 과목을 선택했나요? 

정수진 학생:
올해 초, 경영대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딴짓하는 의사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지는 ‘의학적인 전문 지식과 경영학적인 가치창출과 구현을 접목하면 상상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하지만, 의대 커리큘럼상 자유로이 ‘딴짓’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된 고민은 미래의 일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선택교과 목록에서 ‘혁신, 나도 할 수 있다’ 주제를 보았을 때 진지함 반, 호기심 반으로 끌렸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해오던 고민도 있었고, 인바디, 야놀자, 밥스누(약콩 두유) 등 너무나도 유명한 회사의 대표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일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김진하 학생:
저는 예과 때부터 항상 창업 쪽으로 관심은 많았지만, 막연하게만 생각하는 수준에 그쳐있는 상태였어요. 본과에 진입하고 의학을 배우고 병원 현장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게 되면서 실제로 아이템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계획서를 적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바쁜 의대 공부에 치여 이러한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웠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혁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수업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설레었어요. 이 수업이야 말로 창업 선배들로부터 창업 스토리와 본인만의 철학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망설임 없이 1지망으로 수업을 선택했고, 현재 굉장히 만족하며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Q2. 지금까지 수업을 들어본 소감은?

정수진 학생:
매주 다양한 사전 조별 활동, 강의 등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일찍 끝나는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교과 수업이 있는 화요일을 내심 기다리게 되었고, 조별 활동을 할 때 수업시간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했던 것 같고, ‘진짜 나의 것’이라 생각하면서 발표를 했던 것 같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학생으로서 주차별로 구성되어 있는 경영학적 ‘주제’의 흐름에 보다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소개되는 여러 아이디어 및 아이템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각과 비판적인 시각을 균형적으로 가지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소 정적인 의대 교육과정 중에서 이처럼 동적이고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특별했고, 수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디데이(D.DAY)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구성된 수업임을 느꼈습니다. 본래 제 고민이었던 ‘딴짓하는 의사들의 역할’이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어 여러 방면으로 고무적이었던 수업이었습니다.

김진하 학생: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는 제 관심 분야에 맞는 수업을 들으니 매주 이 시간이 기대되는 것 같아요. 매번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만나고,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다양한 활동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기에 더욱 재미있습니다. 또한, 저는 팀 별 활동 때 발표자인 경우가 많은데, 제가 준비했던 발표가 제 조원들, 그리고 동기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정말 뿌듯합니다. 서울의대가 세상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어쩌면 최초일 수도 있는 발자국이, 앞으로 계속 나아가 제 후배들에게는 더욱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모습> 

 

개설 교수
열대의학교실 송현범 교수

본 교과목은 서울의대에 처음 개설된 창업 관련 교과이긴 하지만, 창업하는 당장의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혁신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고, 이를 통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깨닫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단기간의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 필요도 없고, 매주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당장의 창업 결과물을 내도록 요구 받지 않는다. 수강 학생들 중 몇몇이 실제 창업의 단계를 밟아가게 되는가가 이 수업의 성과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혁신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의 실체가 없어 보이는 장기적 관점의 교육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사전의 치밀한 계획과 협업이 필요했다. 특히 학생들이 본과생활을 하며 익숙해진 결과 중심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하여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와 협력을 통해 주차별로 명확한 주제를 설정하고 참여 과업과 특강을 구조화하며 혁신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을 실천해 온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그분들의 삶과 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들을 느끼고 경험하도록 구성하였다. 혁신가의 사고방법, 사회혁신, 전략의 단순화, 수요창출이라는 4개의 주제를 학습하기 위하여, 각 주제를 실천해 온 국내의 창업 기업 인바디, 룰루랩, 스카이랩스, 야놀자, 밥스누 등의 핵심 관계자와 투자사 관계자들을 특강사로 초청하였으며, 학생들은 특강 전, 후로 특강과 관련된 탐색활동과 성찰활동을 진행하고, 이러한 혁신가들과 직접 네트워킹 하면서 문제 기반 사고와 실천법을 학습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잘 전달되었는지, 때로는 낯설고 기대한 바와 다른 부분도 있었겠지만, 고맙게도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 참여해 주었고, 번뜩이는 통찰력과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양한 세계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통하여 나름의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들 중 몇몇이라도 금년 12월에 교내에서 진행될 미니 디데이(스타트업 데뷔무대)에 출전하여 작은 아이디어라도 발표하길 기대하지만, 이러한 단기적 성과를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 의료인으로 성장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의료계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혁신을 일으키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면, 교육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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