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마당]

학생기고 - 기획취재: 고양이들의 안식처, 경모궁지를 찾아가다

 

 
정한별 학생(본과 2학년)

 

대학로 한복판에 위치해 언제나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 서울대병원이면서 연건캠퍼스인 이곳은 고양이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아예 경내에 정착을 한 몇몇 고양이부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가 홀연히 모습을 감추는 고양이까지 그 모습과 행태도 각양각색이다.


학생회관 앞, 쪽문 근처의 마루는 특히 고양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경계를 늦추지 않아 원성(?)이 자자하다.

점차 성묘의 모습을 갖추어가는 융합관 앞 공터(경모궁지)의 새끼고양이들. 

그 중에서도 융합관과 서울대병원 사이의 공터에 둥지를 튼 고양이 가족은 최근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수업을 오가는 연건캠퍼스의 학생들이 먹이를 챙겨주거나 사진을 찍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덕분에 봄 무렵 어미와 함께 나타난 새끼고양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제법 어른스러운 모습을 갖추었다. 공터 주변에 둘러쳐 있는 울타리 안에서 그들은 비교적 안전하고 자유롭게 성장하며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융합관 앞의 고양이 가족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다. 언제나 각종 공사가 벌어져 빈 공간이 없어 보이는 연건캠퍼스에 이렇듯 수풀이 무성한 채 울타리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무엇일까? 일종의 성역처럼 보이는 이 공터의 용도는 무얼까? 울타리 안쪽의 작은 기와문과 이에 대한 설명문이 세워져 있어서 해당 구역이 유적지인가 보다 짐작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뭔가 허름한 느낌이 든다.

문화재청 홈페이지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이곳은 조선 성종 15년(1484)에 세워진 정원 터로, 풍수지리설에 따라 나무를 심고 담장을 둘러 일반 백성의 출입을 금함으로써 함께 건축된 창경궁을 보호하려 한 것이다. 성종 24년(1493) 함춘원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으며, 정조 8년(1784)부터는 최종적으로 경모궁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는 영조 시기에 함춘원으로 옮겨놓은 사도세자의 묘(수은묘)지를 기려 지은 이름으로, 현재 정식명칭인 <경모궁지>의 연원이 된다.


경모궁지의 전경 - 출처 : 문화재청 웹사이트

그러나 사도세자의 사당이 다시 종묘로 옮겨가면서 경모궁 역시 점차 기능을 잃어 갔다. 이후 140여년 동안 말을 기르는 곳으로 사용되었고,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이 건립되면서 원래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한국전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옛 건물들이 불타 없어지는 바람에 현재는 터의 거대한 석단과 그 앞의 함춘문 정도만 남아있다(1973년 사적 제237호로 지정).

이쯤에서 연건캠퍼스의 구성원들은 누구나 추가적인 의문을 가질 만하다. 경모궁지가 발견된 이후 울타리가 설치되고 일반인의 진입이 제한된 것이 이미 상당히 오래 전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눈에 띄는 발굴 작업이나 복원 공사 등의 진척이 없는 것일까? 초록색 울타리보다는 조금 더 번듯한 형태로 경계를 짓고 나아가 이곳이 ‘문화유적지’임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여 필자가 직접 문화재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문화유적지의 세계적 발굴 추세와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완전히 복원하여 재현하는 일이 불가능한 건 아니나, 발견된 유구를 기준으로 하여 위치를 알아보고 그곳에 어떤 건물이 있었는지 정도를 추정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최근에는 더 선호된다고 한다. 즉 자연스러운 보존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리 업무가 해당 구역의 지방자체단체인 종로구청에 할당되어 있고, 금년에도 배수로 및 이완된 석축 등을 바로잡기 위한 공사가 계획되어 예산까지 책정되었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간주되어 문화재청에서 사적으로 지정한 만큼, 여전히 지속적이고 엄격한 관리 체계 아래에 있다는 것이다. 경모궁지의 외관이 언뜻 허름해 보인 게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다만 정책 방향에 대하여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문 설치 등과 같은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경모궁지가 방치되어 있다는 의견 중 상당 부분이 역사학적/고고학적 추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건캠퍼스에는 경모궁지 뿐만 아니라 의학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대한의원 건물 등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흔적이 남아있다. 게다가 서울대학교병원 정문 바로 맞은편에는 창경궁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성균관까지. 캠퍼스 근처에서 이렇듯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겨울의 길목에 있는 지금,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역사 산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곳을 제 집처럼 누비며 뛰노는 고양이 가족 구경은 덤이다.

학생기고 - 아세바 인터뷰

한희원 학생(본과 2학년)

 

2018 년 연건페스티벌의 막이 오르고 그 첫 번째 타자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자’가 옥정홀에서 진행되었다.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자(아세바)’는 각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 문화적으로 관심이 가는 주제를 선정하여 각자의 고민을 아이디어로 풀어나가는 대회이다. 이번 아세바는 처음으로 의대, 치대 간호대 간의 연합으로 진행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옥정홀의 열기가 더욱 뜨거웠던 것 같다. 12명의 학생들이 ‘공동부엌을 통한 다문화 가정 사회적 연결망 형성 사업’ 이라는 주제에서 ‘Lymph biopsy and sampling’에 이르기 까지 아주 다채로운 주제들을 가지고 발표했다. 참신한 발상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잇달아 이어졌고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모두의 아이디어가 참신했지만 1등은 김성환 학생에게로 돌아갔다.

아세바에서 1등을 한 김성환 학생과 2등을 한 정성혜 학생을 인터뷰해보았다.

 

김성환 학생과의 인터뷰


발표하고 있는 김성환 학생

1. 어떤 주제로 발표하였나요? 

올해 2018년도 아세바에서 ‘공기방울 없는 주사기’를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주사기의 플런저를 당겨 약제나 혈액을 받을 때면, 공기가 같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주사기 속 공기방울을 제거해주는 작업을 항상 거쳐야만 했습니다. 이런 골칫거리 공기방울을 따로 제거해주지 않아도 된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이런 생각으로 연구했는데, 별다른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정말 주사기 속 공기방울이 자동으로 사라진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마법과 같은 일을 공학으로 가능케 한 신개념 주사기를 소개합니다.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주사기는 Plunger I & II, 공기에 대해서만 투과성을 가지는 막, 그리고 One-way air valve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Plunger Stopper I과 II는 고무로 만들어져 있고 그 사이는 진공상태입니다. 주사기 속 공기방울은 Plunger Stopper I의 작은 홈을 통해 빨려 들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약제/혈액이 이 홈을 통해 빨려 들어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저희는 오로지 공기만 제거해주고 싶기 때문이죠. 따라서 Plunger Stopper I과 II 사이에는 액체는 투과시키지 못하지만 공기만 투과시키는 막이 있습니다. 그 막 바로 뒤에는 한쪽 방향으로만 공기가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One-way air valve가 있습니다. 그것의 기능은 Plunger I과 II 사이의 공간으로 들어온 공기가 다시 약제가 있는 부분으로 되돌아 가지 못하도록 공기를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공기는 한쪽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들어온 공기는 다시 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주사기 속 약제와 공기를 자동으로 분리시켜주는 시스템을 구현하였습니다.

 

2. 어떻게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나요?

수업시간에 혈액은 조직물류폐기물로, 주사기는 혈액오염폐기물로 분류하여 폐기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환자의 혈액 그 자체가 생물학적 위험이 있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수강한 임상의학 입문 시간에 OSCE 중 하나인 동맥혈 채혈 실습을 하면서 의문점이 하나 생겼습니다. 동맥혈을 채혈할 때 일회용 주사기로 동맥혈을 뽑은 후, 주사바늘이 위를 향하게 하고, 주사기를 톡톡 쳐서 공기를 위로 올린 다음, 플런저를 조심스레 밀어 공기를 완전히 빼냅니다. 공기를 제거할 때 혈액이 주사바늘 밖으로 찔끔찔끔 분출되는 모습을 보면서 물음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생물학적 위험이 있어 따로 분류해서 폐기처리까지 하는 혈액이 동맥혈 채혈 때 만큼은 땅바닥에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주사기 속 공기방울을 안전하고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 바로 이번 아세바에 출품한 제 작품입니다. 

 

공기방울 제거 메커니즘을 고안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 기술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개발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만큼의 효용성이 있을까? 그래서 저처럼 주사기 속 공기방울 때문에 골치를 앓고 계신 분들이 또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당뇨병 환자들이 펜형 인슐린 주사기를 사용할 때 공기방울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주사기에 눈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방울 때문에 정확한 인슐린의 양을 측정하기 어려워했습니다.

펜형 인슐린 주사기 제조 업체에서도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다음의 두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1) 약병으로부터 인슐린을 천천히 뽑으면 주사기에 공기방울이 덜 생긴다는 것, 그리고 2) 공기를 제거할 때 인슐린이 조금 분출되므로 미리 투여량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을 뽑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방안들이 당뇨병 환자들의 불편함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켜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펜형 인슐린 주사기뿐만 아니라 주사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기방울은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주사기를 이용해 프린터의 잉크를 충전할 때에도, 자전거 안장 밑의 shock absorber(이른바 쇼바)에 오일을 넣어줄 때에도 공기방울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미세유동(Microfluidics) 실험을 할 때에도 공기방울은 실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따로 공기제거기를 통해 튜브 속 공기방울을 최대한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혈관에 조영제를 투여할 때에도 공기방울이 들어가지 않는지 감시하는 기계장치가 따로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많은 곳에서 공기방울은 분명 말썽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런 공기방울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부푼 채 저는 제 연구에 가속 패달을 밟았습니다.

 

3. 이 발표를 준비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공기방울 없는 주사기가 실현화되기 위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따져보고, 그 조건들을 만족하기 위해 계속해서 설계를 변경해가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빈 종이 위에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그렸습니다. 완벽해 보이던 아이디어들도 고민을 거듭할수록 개선해야 할 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민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문제점들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발전시켜나갔습니다. 

실제 일회용 주사기를 얻어 물을 이용해 공기방울이 어떻게 맺히는지, 어디에 잘 붙어있는지 등등 디자인을 위해 알아야 할 특징들도 관찰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기방울은 플런저 스토퍼(플런저의 고무부분)에 가장 잘 붙고 이 곳에 붙으면 제일 떨어뜨리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회용 주사기로 실험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과감하게 버리거나 수정해나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 제품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추가적인 조건들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1) 현재 주사기 속 공기방울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보다는 간단해야 한다는 점, 2) 주사기 속 약제나 혈액이 주사기 밖으로 분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 3) 주사기 부피와 제조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4) 제조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주사기 제조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5)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소재들에 제한이 있다는 점.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면 제품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그린 디자인의 총 개수를 세어보니 16개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저는 최종적으로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위의 다섯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면서도 가장 심플한 아이디어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CAD(Computer Aided Design) 프로그램으로 모델링 하였습니다. 여러 번의 실험, 16번의 디자인 변경, 수 많은 고민의 산물이 녹아 하나의 완성된 모델이 되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4. 앞으로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요?

저는 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싶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디어가 실제 세상을 만나 여러 사람들의 생활에 편리함을 더하는 제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품화를 위하여 이 아이디어를 특허출원을 할 계획입니다. 그 이후에는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해보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해나가고 상용화를 위한 단계들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려고 합니다. 미래에는 주사기 속 공기방울로 인해 더 이상 불편함을 겪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5. 함춘인사이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관점에서 병원과 의대는 거대한 보석 광산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문제인식 단계입니다. 의료인은 병원에서 일하면서 의료환경 곳곳에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하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의학, 의료제도, 의료기술 등 다양한 의료분야가 있고 그 분야마다 개선해야 할 점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당연하게 해오던 것,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불편함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두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문제해결의 첫 단계를 끝낸 셈입니다. 다양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이렇게 기록해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일터가 더 아름답고,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변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기록하는 습관만 들인다면 스마트폰 메모장은 보석의 원석이 가득한 보물단지가 될 것입니다. 또 도움을 받아 원석을 잘만 다듬는다면 세상을 빛낼 보석이 탄생하겠죠.

의료인들이 다른 분야의 다양한 기술과 지식에 관심을 가진다면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이를 의료환경에 적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연구들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유투브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과학잡지 속 어려운 논문들을 쉬운 말과 그림으로 설명해주는 채널도 있고, 책 한 권을 10분 만에 요약해주는 채널들도 있어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을 얻는 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투버의 말솜씨에 홀려 넋 놓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지식의 홍수에 흠뻑 젖어버립니다. 물론 지식습득과 전혀 상관 없는 영상을 더 많이 보게 되는 부작용은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거대한 보석 광산 안에 있습니다. 불을 켜고 눈을 크게 뜨고 보석의 원석들을 잘 찾아봅시다. 당신의 발견으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여러분이 세상을 바꾸는 동시에 떼부자가 되는 것은 덤입니다.

 

정성혜 학생과의 인터뷰


발표를 하고 있는 정성혜 학생 

1. 어떤 주제로 발표하였나요?

저희는 ‘Little Flower Hospital의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에 대한 연구: 인도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전인적 치료 및 수평적 발전 모델’ 이라는 주제로 아이디어를 제시하였습니다. Little Flower Hospital은 인도에서 2000여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 비하르 지역의 Raxaul 구역에 위치한 병원입니다. 이 병원에는 의사가 한 명도 없습니다. 병원에 의사가 없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이를 병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의사가 되어 서로를 도와가며 치료해줍니다. 전문적인 지식도 없이 경험 만으로 치료를 하지만, 그래도 이 병원은 그 어떤 병원보다 한센병 환자들이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은 치료 뿐만이 아닙니다. 한센병이라는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에 환자들은 사회에서 소외 받고, 가족에게 버려지고, 살기 위해 직업을 가지고 싶거나 교육을 받고 싶어도 그러지 못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이 병원은 환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장애가 있어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주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인력으로 만든 스카프를 팔거나, 소젖을 짜서 만든 우유를 팔아서 환자들에게 살 곳을 제공해주고, 환자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해줍니다. 한센병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고 있고, 인도 정부 자체에서도 지원을 줄이고 있는 이 때에 한센병 환자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self-serving community’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아 저희는 이 병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해보기로 하였고, 그 아이디어에서 더 나아가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이 병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볼 것입니다.

2. 어떻게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나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걸려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지원도 많고 환자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많지만, 한센병과 같이 소외되어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아무도 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다른 병원들에서 치료해주지 못하는 희귀병 환자들을 위해 치료약을 개발하고 도움을 주는 것처럼, 저희도 관심은 커녕 오히려 편견으로 기피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버려져 그들끼리 모여 살 수 밖에 없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소외된 질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저희는 전세계 한센병 환자들의 60%가 살고 있고 아직도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통받고 있는 인도에 직접 가서 현실이 어떤지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LEPRA라는 한센병을 위한 NGO를 통해 알게 된 인상 깊은 병원이 Little Flower Hospital 이었는데, 환자들을 그저 치료만 하는 병원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구축하여 ‘전인적 치료’를 해주는 점에서 감명을 받아 이 병원을 도와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 이 발표를 준비하시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발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크게 없었습니다. 저희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 발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병원을 알리고 이 병원을 도와주는 길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다만 지금 저희의 아이디어 중 하나인 ‘논문 작성’을 진행 중인데, 처음으로 써 보는 논문이기도 하고 ‘질적 연구’라는 방법론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공부를 하고 관련 연구도 찾아봄으로써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면, 더 큰 결과와 의미 있는 모델을 구축한 논문 작성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앞으로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요?

저희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다’ 라는 말처럼 저희의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겨서 인도 환자들의 삶을, 더 나아가 소외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전세계의 많은 환자들의 삶을 바꾸고 싶습니다. 올 여름에 인도에 가서 찍은 Little Flower Hospital 영상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은 완료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9월부터 시작한 질적 연구 논문 작성을 11월까지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12월부터는 저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와 논문을 바탕으로 ‘네이버 콩 기부’ 방식을 통해 Little Flower Hospital 을 위한 자금을 조성하는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도 적은 자원을 이용해서 환자들이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 모델이 훌륭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주어진다면 이들은 ‘하나를 주면 열을 안다’라는 말처럼 하나의 지원에도 열이라는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5. 함춘인사이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Little Flower Hospital 은 한 마을, 한 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소외 받고 있는 한센병 환자들이 스스로 생존을 위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공동체입니다. 이들을 위해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지붕도 없이 공부하는 아이들의 학교에 지붕을 만들어주고, 정식 의사 없이 경험으로 운영되는 병원에 의사도 고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저희의 ‘인도 한센병 응원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모금활동을 진행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