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정]

선택교과 소개

박준빈 교수(의학교육실)


선택교과의 목적 및 구성

의과대학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지식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공통교육과정에서는 다루어지기 어려우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1) 기존 교과의 심화, 2) 새로운 기술이나 학문 소개, 3) 학습한 지식의 응용과 적용에 해당하는 강의를 학생 스스로 선택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본교는 2016년부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택교육과정을 도입하였으며 2017년부터는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하여 운영 중이다.

선택교육과정은 공통교육과정과 병행하여 8주간 특정 요일에 진행되며, 8주 수업 1개 혹은 4주 수업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운영 시기에 따라 선택교과 1(1학년 1학기), 선택교과 2(1학년 2학기), 선택교과 3(2학년 1학기), 선택교과 4(2학년 2학기)로 구성된다. 선택교과 1은 정상인체 관련, 선택교과 2는 질병이해의 기초 관련, 선택교과 3은 교양 관련, 선택교과 4는 임상 관련 주제를 개설하도록 권장하여, 학생들이 병행되는 공통교육과정에서 학습하게 되는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여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업 부담을 줄이고자 하였다. 학생들은 1지망부터 5지망까지 희망하는 주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한 모든 학생들이 1~2지망으로 선호하는 주제에 배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택교과에 대한 평가

2017년 기준 선택교과 1, 2, 3, 4는 각각 21, 18, 21, 21개의 주제가 개설되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5~25명의 학생들이 각 강좌에 배정되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특히 과목 신청 전 관심과의 부합 정도, 사고과정과 추론 중심 진행, 학생 참여위주 진행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택교과의 준비와 진행을 위해 개설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된 work-shop에서, 1) 학생들이 충분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강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능한 상세한 강의계획서를 제출하고, 2) 일방적인 강의 형식은 가급적 지양하며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발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도록 강조한 것이 일정부분 기여하였다고 판단된다. 다만 참여교수의 수가 많은 강좌의 경우 전체를 아우르는 유기적인 구성이 부족하다는 점과 공통교육과정의 시험 일정과 겹치는 일부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부담이 컸다는 의견이 개선점으로 거론되었다.

선택교과를 개설하고 참여하였던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수강생의 관심과 수준을 고려한 내용 선정, 학생 참여위주의 수업, 소규모 수업, 다양한 교수법의 활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수업 일정의 조정, 평가방식의 개선이 주된 개선사항으로 제안되었다.




사진 1. 선택교과 1 "신체기능/구조의 변화와 장애" 수업에서 강의 중인 이상묵 교수


사진 2. 선택교과 2 "재난의학 총론" 수업에서 현장재난대응훈련에 참여 중인 학생들의 모습

 
 

사진 3. 선택교과 3 “자주 가보고 싶은 나라의 명예 영사(Honorary Consular)가 되다” 수업에서 맡은 주제를 발표하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 4. 선택교과 4 "부정맥 최신 치료의 이해와 실습"에서 동물 대상으로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하는 학생들의 모습



전망과 계획

선택교과는 다양하게 개설된 강의들 중에서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도에 따라 스스로 수업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해당 수업에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수업이 소규모 단위로 진행되어 강의 이외에도 여러 교수법을 활용하기에 유리하여, 학생과 교수 모두 다채롭고 신선한 수업방식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택교과가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개설강좌의 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택교과에 참여하는 교수 인력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이 바라는 주제를 선택교과 개설에 반영하는 시도를 계획 중이다.



의학과 2학년 선택교과 소개


한희원 학생(본과 2학년)

본과 2 학년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다. 하루 7시간 동안 강의실에 앉아 집중하는 것도,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다 하루 하루가 지나며 쌓이는 강의록에, 바빠도 꾸역꾸역 해야 하는 동아리 활동에 몸과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다. 이런 바쁜 일상 속에서 선택 교과 수업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이다.

본과 1,2 학년 학생들은 2주에 한번씩 선택교과를 통해 4시간동안 자기가 공부하고 싶었던 과목들을 공부하면서 재충전하는, 열정에 불을 지피는 시간을 가진다. 미래에 자신이 하게 될 수 도 있는 연구와 관련된 수업을 수강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아보기도 하고, 평소에 흥미는 있었지만 어떻게 입문해야 할 지 몰랐던 분야들에 대해서 배워보며 견문을 쌓기도 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선택교과 수업들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선택교과 1: 인공지능을 위한 딥러닝 프로그램


이 선택교과의 목표는 학생들이 Python 언어의 기초를 학습하고, 최신 딥러닝의 원리를 이해하고 딥러닝 라이브러리를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8주 동안 의공학교실의 교수님들로부터 수업을 받는데 첫 5주 동안에는 Python 의 기본 문법을 배우고, 수학라이브러리 NumPy 를 다루는 법을 배운다. 또 Backpropagation, Optimizer 등의 기본 원리를 배우며 기초를 다진 후 마지막 3주동안에는 직접 실습하며 여태까지 배웠던 지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영훈 학생(본과 2학년)


Q1. 왜 이 과목을 선택했나요?

학부 때 카이스트에서 공부할 때부터 의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Bioinformatics, 그리고 Machine Learning 에 관심이 많았었다. 따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학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항상 아쉬웠다. 이번 선택교과를 통해 배우고 싶었던 것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다. 또 의공학 교수님들께서 직접 가르쳐 주시는 수업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이 수업을 듣고 싶었다.


Q2. 여태까지 2번 수업을 들어본 소감은?

8주가 너무 짧은 시간인 것 같아서 아쉽다. 아무래도 프로그래밍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여러학생들도 함께하는 수업이라 수업시간의 많은 부분이 기초를 다지는데 사용된다.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나도 다시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리고 이 수업이 여러 학생들이 자립적으로 공부를 하게 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는 수업인 만큼 취지에 매우 걸맞다고 생각한다.




사진1. 딥러닝을 배우고 있는 김영훈 학생



선택교과 2: 영화와 문학으로 보는 내러티브 의학


이 선택 교과목은 최근에 주목 받고 있는 narrative medicine 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으로, 소설이나 영화를 교재로 의사와 환자 당의 간접 체험을 통해 질병 앞에 선 인간을 입체적으로 이해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업시간동안 학생들은 의학이 등장하는 영화를 관람하고 지정 발표자가 제시해준 토의 주제에 대해서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데이빗 린치의 The Elephant Man 을 보고 희귀병을 대하는 외과의사의 적절한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갖고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고 의료제도와 개인간에 어떤 갈등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홍현 학생(본과 2학년)


Q1. 왜 이 과목을 선택했나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느끼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정신 없는 의대 생활 속에서는 서로가 바빠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항상 아쉬웠다. 이 선택 교과를 통해서 여러 재미있는 주제들에 대해 동기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다. 또 강의 계획서에 나와있는 영화들이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2. 여태까지 2번 수업을 들어본 소감은?

정말 재미있다. 영화 겟아웃을 본 후에 장기이식, 뇌이식 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동기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해서 교수님과 동기들의 토의해 보며 나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토론을 통해 장기이식에 관련된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사진2. 영화 감상 후 발표 및 토론


선택교과 3: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이 선택 교과를 통해 학생들은 일차의료기관을 찾아보는 환자들이 가지는 문제가 무엇인지, 환자의 증상들이 의사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리고 환자들의 건강과 질병을 가정, 사회적 맥락에서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8주 동안 학생들은 가정, 지역사회 보건의료를 연계하는 일차의료 기관의 역할에 대해서 배우고 6주동안 직접 실습에 참여하여 직접 환자들을 대함으로써 가정과 사회에서 환자가 어떻게 돌보아지는지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이여진 학생(본과 2학년)


Q1. 왜 이 과목을 선택했나요?

평소에 일차의료에 관심이 있었고 앞으로 계속 큰 병원에서 실습을 할 예정이니 일차의료기관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2학년 동안에는 내내 수업을 듣는데 선택교과를 통해 직접 환자를 보고 실질적인 술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다. 삼차의료기관에서 자주 보게 되는 큰 병을 가진 사람만 보는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보게 되는 질병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Q2. 여태까지 2번 수업을 들어본 소감은?

이번주에 파견 앞두고 있는데 많이 기대된다. 처음 두 수업에서는 일차의료에 대해서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서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또 혈압을 재는 방법 및 우리가 실습 나갈 병원에 대한 소개도 들을 수 있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의 의료시스템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는데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수업시간 동안 동기들이 이 수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각자 일차의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각자 배경이 달라서인지 대답이 다양해서 흥미로웠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차의료시스템에서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 지 에 대해서 아직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실습을 통해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