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동향]

Gamma-Glutamyl Transferase Predicts Future Stroke: A Korean Nationwide Study

Annals of Neurology. Volume 83. Issue 2. 375-386 pp. February 2018.


이승훈 교수(신경과학교실)

뇌경색과 뇌출혈로 분류되는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중 3위로 전체 사망자의 약 10%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생존자들이 건강한 것도 아니어서 많은 환자가 거동이 불편한 장애자가 되는, 사회경제적 부담율 1위를 차지하는 대단히 심각한 질환이다. 정상이었던 사람에게서 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의 특성으로 인해, 이의 예방을 위해 평소에 뇌졸중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승훈 교수(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원장 겸임)와 양욱진 전공의는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amma-glutamyltransferase, 이하 GGT) 수치가 강력하게 뇌졸중 발생을 예측한다는 단서를 잡고 GGT가 예측 지표가 될 수 있을지를 증명하기 위한 대규모 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다. GGT는 통상적으로 음주 정도나 간질환을 평가할 때 활용되는 혈액 검사의 일종으로 그 의학적 활용도는 미미한 편이었다. 이승훈 교수 연구팀은 GGT의 의학적 역할을 확실히 증명하고자 현재 한국인 전체 인구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를 사용하였다. 이는 전체 국민의 2%를 무작위로 선정하면서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반영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국가대표 의료 데이터베이스이다.

한국인 456,100 명을 분석한 이 연구에서 평소 GGT 수치가 높은 경우(남자에서는 53 IU/L 이상, 여자에서는 23 IU/L 이상) 향후 뇌졸중의 발생 위험도가 39%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그림 1). 이를 뇌경색과 뇌출혈로 세분해서 분석하면 위험도가 각각 45%, 46%로 더욱 증가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 기존의 위험인자의 영향을 모두 보정한 결과로서, GGT가 독립적인 뇌졸중 예측 지표라는 것을 증명한 첫 번째 연구 결과이다. 이 연구는 2017년 5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뇌졸중학회(European Stroke Organisation Conference)에서 구연발표로 초청된 바 있으며, 최근 뇌신경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에 게재 허가되어 2018년 2월호에 논문으로 출판되었다.

연구책임자인 이승훈 교수는 “뇌졸중은 아직까지도 건강한 성인에서 뇌졸중 위험도를 예측하게 해주는 혈액 검사 지표가 전혀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 연구는 평소 건강검진으로 측정한 GGT 수치가 미래의 뇌졸중 위험도를 반영함을 보여주면서, 정상 성인에서 뇌졸중 예방대책에 GGT를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하였다.



그림 1.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4분위 수에 따른 뇌졸중 발생 위험도. A) 전체 뇌졸중, B) 뇌경색, C) 뇌출혈, D) 4분위 수에 따른 뇌졸중 위험도 표 (Q1: 1/4분위, Q2: 2/4분위, Q3: 3/4분위, Q4: 4/4 분위).

Sleep and Cognitive Decline: A Prospective Non-demented Elderly Cohort Study

Annals of Neurology. Accepted manuscript online: 2 FEB 2018, DOI: 10.1002/ana.25166


김기웅 교수(정신과학교실)

수면 이상이 치매나 인지장애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이어져 왔으나, 어떤 수면 이상이 문제인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수면의 다양한 특성을 동시에 대규모 표본에서 조사 분석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팀은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 KLOSCAD) 참가자 중 정상 노인 2,893명을 대상으로 인지장애의 위험과 관련된 수면 인자를 분석했다. KLOSCAD는 2009년부터 전국 13개 지역에서 무작위 추출한 60세 이상 노인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치매와 다양한 위험인자들을 2년 간격으로 추적 조사하는 대규모 지역사회 노인 코호트 연구이다.

분석 결과, 잠자리에 들어 잠이 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총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으로 긴 사람은 4년 후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각각 70% 포인트와 40% 포인트 높아진 반면, 늦게 잠들고 늦게 깨는 사람은 인지장애의 위험이 40% 포인트 낮아졌다. 이미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에도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상일 경우 4년 후 인지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30% 포인트 낮아졌다. 본 연구 결과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인지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Supramolecular Modulation of Structural Polymorphism in Pathogenic α-Synuclein Fibrils Using Copper(II) Coordination

Angew Chem Int Ed. 2018 Mar 12;57:3099-3103. doi: 10.1002/anie.201712286.


이민재 교수(생화학교실)

이민재 교수(생화학교실) 연구팀이 구리 이온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 형성 원리를 밝힘으로써, 파킨슨병의 신규 발병과정을 제시하였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으로,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운동장애가 발생한다. 그 원인으로서 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응집된 뒤 신경세포에 유입되어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다양한 응집체 중에서 구리 이온과 함께 결합된 응집체가 강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응집이 잘 발생하는 뇌의 흑질 부분에 구리 이온이 다른 부분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하였고, 분자구조 연구, 세포독성에 대한 연구 등을 다각적으로 진행했다. 일반적으로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들이 서로 결합하여 섬유핵을 형성하고, 여기에 다른 단량체들이 이어져서 긴 섬유형태를 이룬다. 반면에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 단량체와 결합되면 거대고리구조 형태가 만들어지면서 섬유핵 형성이 촉진되지만, 구조적인 뒤틀림 때문에 길게 신장되지 못하고 짧은 섬유가 형성된다(그림 1).

짧은 알파-시누클린/구리 응집체는 신경세포 안으로 쉽게 유입되고, 정상적인 세포 기능들을 방해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유발(그림 2)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민재 교수는 “이 연구는 구리 이온이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을 발생시키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분자와 세포 수준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세포의 금속이온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림1) 구리 이온에 의한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 생성


(A) 구리 이온은 알파-시누클린의 N-말단과 히스티딘 잔기를 통해 결합하여 거대고리구조를 만든다. (B)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조건에서 단백질 섬유의 길이가 짧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전자현미경 이미지). (C-D) 거대고리구조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면서 핵의 형성을 촉진하지만, 구조적 변형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핵의 신장을 방해한다.


(그림2) 구리 이온에 의해 생긴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의 세포독성


(A-C) 구리 이온에 의해 생긴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녹색 형광표지 및 면역블롯)가, 긴 형태의 섬유에 비해서 세포에 더 많이 전달됨을 알 수 있다. (D-E) 전달된 알파-시누클린 섬유들이 신경세포(NeuN 녹색형광 및 팔로이딘 적색형광)들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F)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의 형성과정과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모식도로 나타내었다.